[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시화되면서 의약품 개발을 넘어 생산, 유통을 맡은 기업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얀센 등 4개 다국적 제약사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총 44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구매할 계획이다.
정부는 글로벌 백신 기업을 통해 3400만명분,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약 1000만명분을 선구매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2021년 말까지 전 세계 인구의 20%까지 백신 균등 공급을 목표로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다국가 연합체다.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관련한 정책 윤곽이 드러나면서 이들 글로벌 제약사 및 국제기구와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한 국내 기업들이 덩달아 호재를 누리고 있다.
대표 기업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공급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지난 7월 두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원액과 완제를 위탁생산하는 협력의향서(LOI)를 작성했다.
협력의향서 체결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아스트라제네카 외에 복지부가 주체로 참여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백신 물량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물량으로 우선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 역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GC녹십자는 코백스 퍼실리티에 포함돼 있는 CEPI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합의를 체결했다.
CEPI는 GC녹십자에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최대 5억 도즈 생산을 맡길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GC녹십자가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은 완제품을 기준으로 10억 도스다. GC녹십자는 이미 생산된 백신 원액을 바이알에 충전 후 마감하는 공정(Fill&Finish)을 맡는다.
CEPI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 촉진을 위해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총 9개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CEPI 백신 파이프라인 가운데 어떤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게 될지, 얼마나 생산할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향후 접종 가능한 백신이 구체화되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코로나19 백신 운송 및 유통 기업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항공화물을 담당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이 백신 수송을 위해 필요한 ‘의약품 운송 서비스 품질인증(CEIV Pharma)’을 받은 화물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백신 수송 과정에서 항공화물 시장으로 약 80억 도즈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연간 물동량의 3~6% 수준으로 상당히 큰 규모”라며 “대한항공과 같이 화물기를 운용하고 CEIV Pharma 인증을 받은 극소수 항공사에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해 냉동보관한 후 도매업체로 보내면, 도매업체가 전국 유통을 위해 콜드체인을 활용해야 한다. 이 과정을 담당할 백신 유통업체로 지트리비앤티, 뉴메디팜, 서준약품, 송정약품 등이 꼽힌다.
백산 생산 및 수입업체나 도매업체 중 일부는 비용절감 및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물류전문기업에 위탁시키기도 한다. 이에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인 용마로직스, GC녹십자랩셀 등도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