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투자한 해외 스타트업의 기술 사기 논란이 불거져 귀추가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공매도 투자세력인 머디워터스(MuddyWaters)가 이스라엘 의료기기 스타트업 나녹스(Nano-x)의 사기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녹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 X-ray 개발 업체다. 나녹스에 따르면 디지털 엑스레이는 기존 필라멘트 엑스레이 대비 촬영 속도는 30배 빠르며 촬영 비용은 10%, 방사선 노출량은 30분의 1 수준인 혁신적인 장비다.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이동이 용이하고, 구급차나 간이 진료소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나녹스는 해당 장비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기술력을 근거로 한 신흥성장기업 인증을 받아 나스닥에 상장된 상태다.
Sk텔레콤은 나녹스 2대 주주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총 270억원을 투자했으며 한국과 베트남의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향후 나녹스의 핵심 반도체 제조 공장을 한국에 건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머디워터스가 나녹스의 기술력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이들은 나녹스의 기존 시연 영상이 조작됐으며, 협력 관계인 병원에도 나녹스의 장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다.
머디워터스는 올해 6월 '중국판 스타벅스'로 큰 화제를 모았던 나스닥 상장사 루이싱커피의 회계부정을 지적해 상장폐지에 이르는 데 기여한 바 있어 이번 논란도 큰 관심을 모았다.
나녹스는 즉각 해당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오는 11월에 개최될 북미 방사선의학회 컨퍼런스에서 장비의 실제 작동 모습을 생중계하겠다는 것이다. 나녹스 측은 “전세계에 우리 제품에 대한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드리고 근거 없는 주장을 박살내겠다”고 밝혔다.
나녹스의 정면 대응에 한때 급락했던 주가는 다시금 50% 이상 반등하며 제자리를 찾았다. SK텔레콤의 주가도 사기 논란이 불거진 직후에는 5%이상의 하락을 보였지만 현재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또한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스타트업 투자도 함께 늘고 있다.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체 신규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4% 감소했지만 바이오와 의료 분야는 33%나 증가했다.
이와 함께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하거나 완료한 스타트업도 다수다. 나녹스와 같은 기술사기 의혹이 제기된 기업은 없지만, 코로나19 이후 헬스케어 분야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만큼 유사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