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2020년 의료기기 분야의 키워드는 ‘혁신’과 ‘첨단’이 될 전망이다.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세부 법령이 발표되면서 업계는 내년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며, 정부에서는 첨단의료기기의 급여 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의료기기산업 육성법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은 의료기기 분야 육성을 위해 처음 지정됐다. 내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현재 시행령이 발표됐다.
법령에 따르면 의료기기산업 발전기반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 및 중요안건 심의를 위한 산업육성 위원회가 운영된다.
이외에도 ▲혁신형 의료기기기업 인증을 통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우대, 연구시설 건축에 관한 특례, 각종 부담금 면제 등 지원 ▲혁신의료기기군 및 혁신의료기기를 지정해 인허가 관련 단계별 심사·우선 심사 특례 지원 등이 시행된다.
인증 대상은 연간 의료기기 매출액 500억 원을 기준으로 일정규모 이상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기업이다.
제약 분야와는 달리 단독법이 없었던 의료기기업계로서는 고무적인 법안이지만, 영세 업체들의 실질적인 애로사항을 해소해줄 수 있는지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제품 개발 후 걸림돌이 되는 신의료기술평가 면제 혹은 급여 별도산정 등을 기대했으나 이 같은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국적 의료기기업체들의 고민도 있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R&D 투자를 하더라도 혁신의료기기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어서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혁신의료기기로 허가・인증받은 의료기기의 건강보험 요양급여 별도적용과 신속한 시장 진입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에 대한 제외 수정안에 대해 아쉬움이 있지만, 사회적 대타협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AI)·3D프린팅 등 첨단의료기기 급여 별도 산정 촉각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3D프린팅 등 첨단기술이 접목된 의료기기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관련 제품 허가가 상당수 증가했다.
이에 내년부터는 이들 제품의 급여 별도산정 논의가 진행될 방침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새로 개발되는 의료기기 제품들도 비급여보다는 급여 영역으로 진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혁신적 의료기술의 요양급여 여부 평가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안은 AI와 3D 프린팅에 대한 세부 내용을 다루고 있으나 각 기술의 특성을 제외하면 앞으로 등장할 혁신의료기술의 수가 적용 가이드라인과 큰 틀에서는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평원은 급여 보상에 있어 “‘의료기관·의료진에게 이익이 되는 요소’,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 요소’, ‘보험자에게 이익의 되는 요소’를 구분하여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 요소가 클수록 별도 보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AI의 경우 ▲진료업무 효율 증가를 통해 주로 의료기관의 부가적 이익창출 또는 간접비용 감소효과 도출이 가능한 기술 ▲기존 행위와 유사한 수준의 진단능력을 보이는 기술 ▲기존 행위 중 일부 능력은 상당한 개선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기존 행위 유사 수준의 제품이라면 별도 보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3D프린팅도 ▲진료/수술등 임상업무 효율 증가를 통해 주로 의료기관의 부가적 이익창출 또는 간접비용 감소효과 도출이 가능한 기술 ▲환자의 신체적 또는 비용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수술 방법 결정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제품 등은 별도 보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현재 허가받은 AI 영상의료기술 3건의 경우 모두 기존급여 인정을 받았으며, 3D 프린팅 의료기술은 신의료기술평가 신청 대상으로 분류된 상태다.
때문에 앞으로 출시될 제품들이 과연 별도산정 대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인허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의료기기산업협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헬스케어 개발을 준비 중인 기업의 90%는 향후 2년 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심사 신청을 계획 중이다.
협회 측은 “대부분의 신생 기업들은 디지털헬스케어 품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의료기기 인허가 체계에 더해 변화하는 의료기술을 이해하고 의료기기 개발을 가이드할 수 있는 전문가와 조직 확충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