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인공췌장 시스템 개발 및 출시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도 관련 장비가 도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공췌장’이란 혈당 센서와 인슐린 펌프 등으로 구성된 장비로, 사용자에 맞춰 자동으로 인슐린을 주입한다. 환자가 수시로 혈당을 확인하고 일정 시간마다 인슐린을 주입하는 데 따른 불편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으나 과다 투여 등 부작용의 우려로 허가되지 않다가 최근 FDA가 승인을 결정했다.
FDA가 처음 승인한 제품은 탠덤(Tandem Diabetes Care)사의 ‘t:slim X2’ 인슐린 펌프다. 1형 당뇨병 환자의 수치에 대응해 인슐린 분배를 자동으로 증감한다. 수면이나 운동 등 평소와 다른 활동을 할 때의 설정도 별도로 가능하다.
해당 제품 승인에 영향을 미친 연구 결과는 지난해 버지니아 대학교가 14세 이상의 1형 당뇨병 환자 1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이다.
인공췌장 시스템을 사용하는 환자와 연속혈당모니터링(CGM) 장비 및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환자를 서로 비교한 결과, 인공췌장 시스템 사용자들은 목표 범위인 70~180mg/dL의 혈당 수치를 가진 시간을 하루 평균 2.6시간 크게 늘린 반면 다른 그룹은 변화가 없었다.
즉, 인공췌장 시스템이 기존 연속혈당측정시스템을 활용했을 때보다 혈당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의 로만 호보르카(Roman Hovorka) 교수가 개발한 인공 췌장 애플리케이션 ‘캠에이피에스 에프엑스(CamAPS FX)’도 최근 CE인증을 받아 영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해당 앱은 건국대학교 최수봉 명예교수가 개발한 우리나라 의료기기업체 수일개발의 ‘다나 알에스 (DANA RS)’ 인슐린펌프 및 미국 덱스콤 사의 포도당 모니터와 함께 사용되는 제품이다.
앱 사용자는 혈당 측정값을 온라인 플랫폼에 업로드해 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다.임산부 및 1세 이상의 영유아 당뇨병 환자에게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최수봉 교수는 “연구 초기부터 호보르카 교수와 함께 협력해 왔다”며 “의 연구를 지원하고 협력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 앱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전 세계에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부담과 합병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공췌장의 부작용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FDA에 따르면 탠덤사의 제품에 대한 임상시험 당시 인공췌장을 사용한 참가자 한 명이 장비의 문제로 당뇨병성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을 겪은 바 있다.
FDA는 “해당 제품의 승인과는 별개로 인슐린 전달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연결된 기기 간의 통신 손실, 컨트롤러의 조작 문제 등으로 사용자가 저혈당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