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여성가족부가 시행 중인 ‘가족친화인증기업’은 가족친화경영과 일·가정 양립을 실천하는 기업을 인증하는 제도다.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기업에게는 각종 중앙부처 및 지자체로부터 211개에 달하는 혜택이 주어지지만, 각종 근거자료 제출 및 방문조사 등 과정이 까다로워 여태껏 3328개 기업(관)만이 인증을 받았다.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는 유연 근무제와 재택근무제도를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고, 직원들 삶의 질 향상 및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금요일 조기퇴근제도 ▲안식월 휴가 ▲출산비 지원 등 다양한 사내 제도를 운영해 온 점을 인정받아 올해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데일리메디가 최근 인사부 총괄 김나영 상무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Q. 올해 처음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게 됐다. 어떤 부문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보는지
사실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은 대부분 각종 복지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이 이를 100% 활용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인증 과정에서 우리가 실제로 사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지를 엄격하게 평가 받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구체적인 심사 점수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직원들을 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고 데이터상으로도 높은 활용률이 입증됐다는 평가 결과를 들었을 때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Q. 직원들이 선호하는 사내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2015년에 부임한 후 다양한 제도를 고민해 왔다. 일례로 출퇴근시간 조정 및 금요일 조기퇴근제가 있다. 30분 일찍 출근하면 퇴근도 30분 앞서 하는 것이다. 금요일에는 두 시간정도 일찍 퇴근할 수 있는데 덕분에 직원들이 금요일 출근을 즐거워하는 분위기가 됐다. 연간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로는 여행, 취미, 자기계발 등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할 수 있다. 사내동호회도 지원비가 있다 보니 참여율이 매우 높다. 근속연수에 따른 안식월 제도 역시 근래 도입해 첫 활용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본인과 배우자 건강검진비용 및 의료비도 지원하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은 환자 건강을 생각하는 만큼 직원들 건강도 신경써야 한다는 취지다. 또 근로복지공단의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과의 연계를 통해 정신건강을 위한 심리상담도 돕고 있다. 이밖에 보건소와 연계한 금연캠페인 등을 필요할 때마다 직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Q. 다양한 복지 제도 운영이 실제 업무 효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는지
인사부의 존재 이유는 결국 사람이다. 직원을 행복하게 해야 성과가 난다고 믿는다. 그러려면 가족과의 관계, 업무 외의 삶도 우리가 배려해야 한다. 그런 점을 고민하다 보니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 같다. 지난 2014년부터 회사가 매년 10%이상 성장 중이다. 올해도 1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복지 프로그램과 회사 성장을 직결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회사 성장을 견인하는 근간에는 직원들의 서로 다른 라이프사이클을 존중하는 문화가 분명 존재한다. 보스톤사이언티픽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케어링(Caring)’에 대한 나름의 해석이다. 나 혼자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 실현이 어려웠을 것이다.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의 리더십 팀 또한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지원해 주고 있다. 직원들이 회사를 좋아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Q.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내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인가
밀레니얼 세대들이 워라밸을 중요시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것도 맞지만 사실 모두에게 중요하다. 일과 개인생활을 분리하기 쉽지 않아서다. 역설적으로 일과 개인생활을 정확히 5:5로 나눠 밸런스를 맞춘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헬스케어 업계 또한 주말 학회와 같이 근무시간 외 업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보다 중요한 것은 조율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중간관리자의 역할과 문화를 조성하는 리더십이다. 예를 들어 주말에 근무가 있을 경우 다음 주 혹은 한 달 안으로는 무조건 대체휴가를 쓰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라는 공지를 지속적으로 보낸다. 소위 샌드위치 휴가를 신청할 때도 상사의 한 마디에 따라 직원들의 신청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중간관리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이런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Q. 직원들의 복지 만족도를 높이는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
직원마다 생활 모습이 각자 다르고 선호하는 복지 제도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 만큼 중요한 것이, 상호 간 협조를 통해 다양성이 존중받고 제도적으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물론 단기간에 이런 문화가 확립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를 향한 ‘무언의 압박’과 ‘눈치 보기’가 없을 수 없다. 구성원이 행복해야 한다는 비전을 위한 리더의 지지와 관리자 교육, 직원들의 책임감 강조와 같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