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아날로그 방식으로 관리됐던 병리자료(슬라이드)를 디지털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디지털 병리’ 개념이 급부상하면서 의료기기업체들도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병리 시스템은 학계에서도 확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대한병리학회는 공청회를 통해 가이드라인 권고안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권고안은 ▲디지털병리 적용범위 ▲기본용어 설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려사항 ▲성능 평가 ▲원격병리 지침 및 고려사항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학회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디지털화가 촉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산업계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를 앞세워 다양한 병리 솔루션을 공개 중이다.
일례로 필립스는 서울성모병원에 ‘필립스 인텔리사이트 병리 솔루션(Philips IntelliSite Pathology Solution)’을 서비스 중이다.
슬라이드 스캐너(ultra-fast scanner)와 서버, 스토러지, 뷰어 등을 탑재한 이미지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존의 현미경 분석에서 벗어나 디지털 병리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 시각화, 관리할 수 있다.
2017년 4월 1차 진단용으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진단용 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후 서울성모병원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했다.
지난해 디지털 병리 스캐너 장비 'VENTANA DP 200 slide scanner'를 출시한 바 있는 로슈진단은 얼마 전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통합 플랫폼인 ‘네비파이 튜머 보드(NAVIFY® Tumor Board)’ 서비스를 시작했다.
로슈진단 측은 “네비파이 튜머 보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화 (Digitalization)가 구현된 제품이며 의료진의 종합적이고도 심도 있는 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맞춤형 진료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를 포함한 20개국에서 출시, 사용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양에 대한 의학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입증된 제품”이라며 “데이터 활용 뿐 아니라 임상부터 병리, 진단까지 다양한 분야의 유기적인 협업을 가능케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인피니트헬스케어가 삼성서울병원에 ‘INFINITT Digital Pathology Solution’을 제공 중이다.
디지털 판독으로는 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어려웠던 고배율의 영상을 관찰할 수 있으며, 관심 부위 및 병변의 크기를 자동으로 측정하거나 검토 부위를 기록하는 등의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다.
EMR과 LIS(병리정보관리시스템)등과의 연동을 통해 진단에 필요한 정보를 원활하게 조회하고 타 임상데이터와의 통합도 가능하다.
디지털병리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병원 입장에서도 다양한 의료기관의 참여가 요구된다. 궁극적으로는 병원 간 디지털 이미지의 전송이 가능해져야 환자들도 빠른 진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장기택 병리과장은 “환자들의 의료정보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체 서버로 이미지를 관리하고 있다”며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한 의료기관이 늘어나면 환자 전원 시 업무 효율화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