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암 종양의 효과적인 제거와 정확한 조직검사를 위한 외과용 스테이플러가 우리나라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충남대학교 흉부외과 강민웅 교수는 최근 서울 중구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고 “암세포 유무를 보다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외과용 선형 스테이플러를 개발, 특허를 등록하고 전(前) 임상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외과용 선형 스테이플러는 장기에서 암 조직을 제거할 때 사용되는 도구 중 하나다. 말 그대로 칼날이 장기를 절제함과 동시에 스테이플러로 봉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비로, 복강경 및 흉강경 수술에서는 손 봉합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이 필수적이다.
장기 절제와 봉합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은 편리하지만, 조직 검사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암 수술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암 조직의 완전한 제거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떼어 낸 장기의 절단면을 검사해 암세포가 남아 있는지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절단면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암 조직을 완전히 분리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강민웅 교수는 “얼마나 잘라야 완전한 제거가 가능한지는 교과서에도 정확히 나와 있지 않다. 때문에 애초 장기를 크게 잘라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을 고려해 무조건 많이 자르기보다는 절단면에서 시료를 채취해 암 세포 잔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절단면이 스테이플러로 이미 봉합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조직이 손상돼 제대로 된 검사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많은 의사들의 고민 중 하나로, 실제 일본에서는 스테이플러를 손으로 일일이 떼 내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강 교수는 이런 점에 착안해 수술부위를 절단하고 봉합하는 과정에서 스테이플 선을 일부 제거, 손상되지 않은 조직을 획득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강 교수는 “현재 개발된 스테이플러의 사용 결과 조직 손상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으며 장의 경우 장 점막과 근육층, 폐에서는 폐포 구조가 완벽히 보존된 것을 확인했다”며 “특허를 등록하고 현재 전임상 실험 성공 후 논문 게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외과용 선형 스테이플러 시장은 8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사용되는 제품은 모두 급여 대상이다. 그러나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 교수는 “해당 제품은 해외 학계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현재 메드트로닉과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기업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임상 현장의 고민을 확실하게 덜어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것인 만큼 시장성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현재 前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손승완 대표와 ‘메디튤립’을 설립하고 사업화에 매진하고 있다.
강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학회 치료 가이드라인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사들의 아이디어를 사업화 할 수 있는 업체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