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텐트 제품이 외국계 기업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대학병원이 개발한 심혈관계 스텐트(CNUH stent)가 상용화를 눈앞에 두게 됐다.
지금까지 심장병 환자 시술에 사용된 외국산 스텐트 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할뿐만 아니라 성능도 뛰어나 시장 점유율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남대병원 정명호 교수(순환기내과)는 “심장질환 특성화센터에서 개발한 심혈관계 스텐트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제조 허가증을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제조 허가를 받은 스텐트는 정 교수가 센터장으로 있는 전남대병원 심장질환 특성화센터에서 지난 2008년부터 5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 지난해 특허등록된 제품이다.
센터는 제조 허가가 나온 만큼 이 스텐트를 앞으로 장성나노바이오센터에 있는 한국심혈관계 스텐트 연구소와 공장에서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이 스텐트는 매우 유연하고 시술하기 편리하게 개발됐다. 특히 심장 수축 때 발생하는 혈관 눌림에 잘 견뎌 혈관을 튼튼하게 넓혀줄 수 있다.
재협착 발생률도 거의 없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 스텐트의 성능은 수많은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국내외 학회지에도 수 차례 실렸다.
이는 지난 1996년 전남대 의과학연구소에 국내 최초의 돼지 심도자실을 설립해 최적의 스텐트 전용 동물실험 공간을 확보한 후 꾸준히 연구해 온 결과다.
현재까지 스텐트 관련 연구업적만 논문 374편, 국제발표 310회, 특허 31건, 저서 12편, 기술이전 4건 등 국산 스텐트 개발에 앞장 서 왔다.
정명호 교수는 “전남대병원 심장센터는 연구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심장중재술을 시행하고 있는 곳이기에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의료기기 제조 허가증 획득으로 값싸고 성능 좋은 국산 스텐트를 널리 보급하게 된 것은 수많은 심장병환자에게 반가운 소식”이라며 “앞으로 상용화되면 지역경제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의료기기 주요품목 시장 분석-스텐트’에 따르면 국내 스텐트시장 규모(2012년, 단가기준)는 약 1302억원이다.
이 중 수입제품(혈관용/비혈관용)은 전체시장의 89.4%를 차지했다. 특히 약물방출 스텐트의 98.1%가 수입품이었으며 국산은 단 1개만 허가, 생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