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국산 의료기기 복덕방 역할 '플랫폼' 필요'
글로벌기업 독주 속 정부-병원-업체 협업 중요, '성공사례 창출 절실'
2018.05.30 06:22 댓글쓰기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열악한 R&D 투자 구조’다.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다보니 글로벌 업체와의 기술력 격차는 날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신개념 의료기기 개발 및 시장 연계를 위한 신규과제 개발에 발걸음이 분주하다.


원천기술이 확보된 신개념·차세대 의료기기 품목의 실용화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조기상용화와 글로벌 출시에 힘을 보태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핵심·원천기술 개발 지원을 통해 의료기기를 미래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앞서 산자부는 ▲의료기기 산업 핵심기술개발사업 ▲제품화 ▲해외인증평가 기술 개발 ▲첨단의료기기개발 지원센터 활성화 ▲전자 의료기기 부품 소재 산업화 기반 구축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 년 전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기관이 기획 단계에서 구매까지 참여하는 수요자 중심형 R&D에 대한 청사진도 내놨다.

하지만 영상진단 및 로봇수술 장비 같은 최첨단 의료기기 시장은 글로벌 기업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먼 실정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현장에서 수요자와 공급자 만족도를 모두 맞춰야 하는 쉽지 않은 분야”라며 “특히 글로벌 기업에 비해 현격히 뒤쳐져 있는 기술 분야 격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기술은 선진국 70% 수준에 불과하다는 진단. 생명을 다룬다는 산업 고유의 특성상 인허가 절차도 까다로와 고충을 겪고 있다.


서울 소재 A대학병원 의료기기중개임상센터 관계자는 “여전히 의료계는 적당한 업체를 찾을 수 없어 고민하고, 업계는 현장 아이디어 발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형 의료기기 성공 사례가 빠른 시일 내에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공동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국산 기기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이 같은 애로사항은 업체도 체감하는 부분이다.
 

국내 레이저 의료기기업체 한 관계자는 "예컨대, 제품 하나를 두고 한 가지 치료만을 위한 것이라면 사실 개인병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며 "치료병증마다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상시연계 협력시스템이 자리잡는다면 병원은 신규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고, 기업은 시행착오 축소 및 성공 가능성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들어 의료진들이 제품에 대한 임상적 조언, 평가 및 동물 실험을 통해 제품 평가 및 업그레이드에 도움을 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경기도 소재 B대학병원 의료기기융합센터 한 교수는 “복덕방 역할을 수행할 플랫폼이 병원 내에 구축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의료기관에도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 및 임상 의사들의 컨설팅,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 등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발환경이 영세한 국내 업체의 경우 의사 자문 없이 제품이 개발돼 시장에서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며 “개발 단계부터 MD와 Ph.D의 협업이 이뤄지도록 도와 국산 의료기기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쉽게는 자문의 형태도 가능할 것이라는 제안이다. 이 교수는 아울러 "앞으로 임상 의사들과 의료기기 업체가 생산적인 논의를 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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