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대정부 투쟁 방법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집단휴진을 두고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 신임 지도부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오늘(13일) 신임 회장이 결정되는 병협은 집단휴진에 대해 회장 후보들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반면, 의협은 “병협은 이전부터 집단휴진에 협조적인 적이 없었다”고 밝히면서 ‘병협 패싱’을 선언한 것이다.
병협 회장 후보로 나선 임영진 후보와 민응기 후보는 모두 집단휴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임영진 후보는 “의사로서 환자를 두고 파업에 나선다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라며 “최후의 카드라고 하지만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민응기 후보 역시 “왜 하필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에 집단휴진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외적으로도 그렇고 의사들 스스로도 누워서 침 뱉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집단휴진에 대한 병원계 차기 지도자들의 일관된 반응에 의료계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애초 병협이 과거의 집단휴진에서도 제대로 협조한 적이 없고, 이번에도 역시 병원들의 협조는 집단휴진에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최대집 제40대 의협회장 당선인은 “병협이 전체 병원들을 대변하지도 못하고 일부 병원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집단휴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사실 병협 집행부는 예로부터 집단휴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노환규 전 회장이 집단휴진을 시행할 때도 병협은 반대 입장을 보이며 반목을 보인 바 있다.
최 당선인은 “병협은 단지 병원 경영자들의 모임일 뿐이지 집단휴진에 대해서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사실 병원계가 아니더라도 집단휴진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하루에 발생하는 환자만 해도 매우 많은데 이를 감수하고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집단휴진의 성패를 가를 대학병원과 교수들과 전공의들 동참에 대해서는 오는 14일 집단휴진 여부가 가려지면 설득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 당선인은 “병협 의견은 의미가 없고 중요한 것은 교수들과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에 대한 의지”라며 “이번 주 집단휴진이 결정된다면 결행까지 2주의 시간이 있어 충분히 설득이 가능할 것이다. ‘휴진을 하라’고 지침을 내리기보다는 특정 행사를 개최해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