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 같던 의-정 간 갈등이 코로나19 상황의 악화를 계기로 조금씩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2일 서울시티타워에서 논의를 갖고 코로나19 공동대응과 9.4 의정합의에 따른 보건의료 관련 의제의 심도 있는 논의를 약속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가운데 감염병 관리를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공공의료기관 인력 확보의 중요성이 큰 만큼 이에 필요한 의료인력 수급 상황을 고려해 의료인력 공백 해소에도 적극 노력키로 했다.
이번 만남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에 의-정이 의견을 같이하며 코로나19 방역과 의정협의체 운영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그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의협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정부는 지난 10월 코로나19가 잠시 수그러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격하됐을 무렵부터 의협에 조속한 의정협의체 구성을 촉구해왔다.
반면, 의협은 의대생 국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과 의정협의체서의 논의 시점을 코로나19 안정화 이후라고 명시한 의정합의문을 근거로 협의체 구성은 이르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이 날 회의에서 의협이 내부 의사결정기구인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이하 범투위)에서 본회의 시작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정협의체 구성이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다음 범투위 회의가 5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이르면 내주 중 의정협의체 1차 회의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날 의정 논의에 참석한 강도태 차관은 “세계적 공중보건위기를 겪으며 지역‧필수의료 확충 등 공공의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을 위해 합심해 방역 대응에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4일 합의했던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의료전달체계 정립, 지역의료 지원책 등을 종합적으로 진실성 있게 논의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대집 회장도 “코로나19 3차 유행이 현실화 되고 있고, 연말과 수능 이후 늘어날 사회적 교류를 감안할 때, 현 시점이 방역의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정부의 인식에 동의했다.
이어 “오늘 논의를 통해 의료계와 정부가 신뢰를 확인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밀한 민관협력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정부 측에서 강도태 복지부 제2차관을 비롯해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 김헌주 건강보험정책국장이 참석했다. 의협에서는 최대집 회장, 강대식 부회장, 한재민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