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갱년기 증상 완화에 사용되는 호르몬대체요법(HRT)이 위-식도 역류 질환(GERD)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르몬대체요법은 폐경으로 여성 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면서 나타나는 안면홍조, 야한증 같은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같은 합성 호르몬을 대체 투여하는 것이다.
위-식도 역류 질환은 위의 내용물이 조금씩 식도로 역류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식도 점막이 손상돼 염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위와 식도 사이에서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오는 것을 막아 주는 죄임쇠 역할을 하는 괄약근 이상으로 발생한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블룸버그 공중보건 대학의 와파 알달레이 역학 교수 연구팀이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 5편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가 29일 보도했다.
에스트로겐 또는 프로게스테론만 쓰는 단독요법과 에스트로겐에 프로게스테론을 섞어 쓰는 복합요법 모두 위-식도 역류 질환 위험과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히 단독요법이 복합요법보다 이러한 위험이 훨씬 큰 것으로 밝혀졌다.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위-식도 역류질환 위험이 41%, 프로게스테론 단독요법은 39% 높았다.
그러나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복합요법은 19%에 머물렀다. 전체적으로 호르몬대체요법은 위-식도 역류 위험 29%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스트로겐은 위산 분비 증가 그리고 하부 식도 괄약근(LES) 이완에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인 산화질소의 혈중 수치 상승과 연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게스테론도 식도 괄약근을 이완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만들 수 있다.
경구 피임약에 사용되는 여성호르몬이 위-식도 역류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일 있다.
그러나 폐경 때 사용되는 호르몬대체요법이 위-식도 역류 질환과 연관이 있는지는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북미폐경학회 의료실장 스테파니 포비온 박사는 호르몬대체요법을 고려하고 있는 폐경 여성은 위-식도 역류 질환 위험 요인인 흡연, 과체중, 과식 후 눕기 등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북미폐경학회(NAMS) 학술지 '폐경'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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