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2020년도 건강보험 수가협상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환자 쏠림현상 논란의 중심에 섰던
3차 병원들의 실제 진료비 성적은 어땠을까
?
앞서 데일리메디는 최근 3년 간 상급종합병원 건강보험 심사결정 건수 및 총진료비 현황 자료를 확보했지만 수가협상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구체적인 수치 공개를 미뤄왔다.
하지만 지난 6월1일 내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종료됨에 따라 전국 42개 상급종합병원 기관별 진료비 성적을 공개키로 결정했다.
해당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대형병원 문턱이 낮아지면서 빅5 병원 환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소위 빅5 병원들에게 지급된 건강보험 진료비는 4조8559억원에 달했다.
42개 전체 상급종합병원 진료비가 14조670억원임을 감안하면 이 중 34.51%를 빅5 병원들이 차지했다는 얘기다.
주목할 점은 빅5 병원들 진료비 점유율 변화다. 2017년 33.90%였던 점유율이 1년 만에 34.51%로 늘어났다. 전체 액수도 3조8394억원에서 무려 1조원 넘게 늘어 4조8559억원으로 뛰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서울아산병원이 1조3458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심사결정 명세건수도 3717건으로 독보적이었다.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세브란스병원의 ‘1조 클럽’ 가입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1조302억원의 건강보험 진료비를 수령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삼성서울병원은 9845억원으로 1조원에 근접한 진료실적을 올렸다. 이어 서울대학교병원 8392억원, 서울성모병원 6562억원 순이었다.
6위부터 8위까지는 순위 변화가 없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5789억원으로 빅5 병원의 뒤를 이었고, 아주대학교병원이 4121억원으로 7위, 길병원이 3320억원으로 8위 자리를 지켰다.
2017년 9위였던 고려대학교구로병원은 충남대학교병원에 밀리며 10위로 내려 앉았다. 3184억원의 진료실적을 올린 충남대병원은 비수도권 병원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다.
부산대학교병원은 10위에서 13위로 하락했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은 13위에서 11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2017년 각각 16위와 20위를 기록했던 울산대병원과 이대목동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심사에서 탈락함에 따라 2018년 명단에는 제외됐다.
인접 거리에 있는 건국대학교병원과 경희대학교병원, 한양대학교병원의 각축전에도 변화가 일었다. 경희대병원이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이 확연하다.
건국대병원이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2017년부터 한양대병원이 경희대병원을 따라잡았고, 그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 상황이다.
1768억원의 진료비를 기록한 중앙대병원은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중 최하위권에 머무르며 3차 병원 자격 유지에 우려감을 자아냈다.
42개 상급종합병원 중 최하위는 원광대학교병원으로 1607억원의 진료비를 기록했다. 조선대학교병원은 1617억원의 진료실적을 거두며 만년 꼴찌에서 탈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