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해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건강보험 주요통계’에서 해석상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진료비 증가율 등이 핵심 주제인데, 분석 시점에 따라 비율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건보공단 빅데이터실은 내부 발간물인 이슈&뷰를 통해 ‘다양한 통계 속 정책의미 해석 주의점’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주목할 점은 건강보험 주요통계를 생산하는 부서에서 통계수치 오류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는 점이다.
빅데이실에서 주장하는 오류 원인은 “의료서비스가 이뤄진 진료 시 통계가 필요하지만 진료 시점이 아닌 ‘지급 관련 시점’에서의 현황이 주가 된다. 이 과정에서 통계 수치 해석의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건강보험 가입자가 진료를 받는 시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 및 건보공단 지급시점이 일치하지 않아 수치의 차이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수치 상 오류는 지난 5월 수가협상 기간 논란이 된 바 있다.
5월23일 건보공단 홈페이지에 공개된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의하면 2018년 총 진료비 증가율은 12%로 집계됐다. 이 중 상급종합병원 증가율은 25.2%로 가장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를 두고 대한병원협회는 수치 상 오류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병협은 “빅5 병원 중 한 곳은 16.9%, 다른 한 곳은 9.4%의 증가율을 보였다. 수도권 소재 또 다른 대학병원 진료비 역시 10.9%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은 공식 해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통계 해석 상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자체 발간물을 내면서 병협 주장도 틀린 얘기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켰다.
김연용 건보공단 빅데이터실 건강서비스지원센터장은 “진료와 관련된 다양한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지급시점이 아닌 ‘진료시점’에서의 비용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러나 진료시점은 실시간으로 파악되는 것이 아니며 최대 수 년 후 파악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강보험 주요통계는 지급시점을 따져 분석한 결과로 2016년 11%, 2017년 7%, 2018년 12%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진료시점으로 전환해 분석하면 2016년 11%, 2017년 8%, 2018년 9%로 매년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2017년보다 2018년에 더 많이 ‘심사 및 지급 업무’가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해석을 해야 한다. 진료비가 급상승했다는 분석 역시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지급시점으로 공식화된 통계가 만들어지는 상황 속 진료시점 통계와의 격차를 어떻게 줄이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센터장은 “진료시점 통계는 진료 3개월 정도 이후에는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대략적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보장성 강화 등 정책적 측면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기존의 지급시점이 아닌 진료시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