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의 우울 위험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초보다는 다소 완화됐지만 촘촘한 심리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 정신건강 상태 파악을 통해 국민에게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해당 조사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수행했다.
지난해 4분기 우울증 위험군 비율은 18.9%로 1분기 22.8%보다는 3.9%P 감소했다. 하지만 3분기 18.5%보다는 0.4%P 증가했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발생 초기와 비교할 때 주요 정신건강 지표인 자살생각 비율은 지난해 12월 13.6%로 여전히 높았다. 5명 중 1명이 우울 위험으로 나타나는 등 정신건강 수준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 정신건강관리과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우울 점수는 총점 27점 중 5.0점으로, 2020년 9월 5.9점, 12월 5.5점, 지난해 3월 5.7점, 6월 5.0점, 9월 5.1점 등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다.
연령별로는 30대 우울 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았다. 12월 30대 우울 점수는 6.4점으로, 점수가 가장 낮은 60대 이상 4.2점의 1.5배다. 우울 위험군 비율은 27.8%로 60대 13.8%의 2배 수준이다.
여성의 우울 점수는 5.7점으로, 남성의 4.4점보다 높았다. 우울 위험군 비율도 여성이 23.1%, 남성은 14.9%를 기록했다.
자살 생각 비율은 지난해 3월 16.3%까지 치솟았지만, 점차 감소해 12월에는 13.6%로 낮아졌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의 9.7%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자살 생각 비율도 30대에서 18.3%로 가장 높았다. 20대가 17.3%로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은 8.7%다. 성별로는 남성이 13.8%, 여성은 13.4%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점수는 총점 3점 중 1.7점으로, 9월 1.6점보다 조금 올랐다.
두려움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20년 12월 1.8점이었다. 불안은 4.0점으로 2020년 3월 5.5점, 지난해 3월 4.6점 등보다 낮아졌다.
정은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장기화되면서 자살률 증가 등 국민 정신건강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들도 경제적‧사회적 영향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정신건강 문제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단계적 일상회복과 함께 국민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정책을 촘촘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