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보건소 대응인력 상당수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현재 인력으로는 코로나19 장기화 대응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최근 경기도 내 보건소 인력 51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심리방역을 위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보건소 인력 규모로 국내 코로나19 장기화 대응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72.9%는 ‘어렵다’고 답했다. ‘보통’은 18.2%, ‘가능하다’는 8.9%에 그쳤다.
현행 업무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업무량이 많다(86.8%) ▲시간 압박이 심하다(84.5%) ▲업무 내용의 잦은 변화로 불확실성이 크다(83.6%) ▲시간 외 요소로 인한 압박이 심하다(82.8%) 등을 주된 어려움으로 꼽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를 판단하는 13개 문항을 이용한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48.9%가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해당했다.
앞서 지난 2020년 5월과 7월에 보건소 인력을 비롯한 감염병관리 지원단 등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 비율이 각각 19.5%와 20.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아진 셈이다.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로 집계된 응답자를 경력별로 나눠보면 '3년 이상 10년 미만'이 54.8%로 비증이 가장 컸고 ,'10년 이상'(54.7%), '1년 이상 3년 미만'(52.8%)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코로나19 대응 관련 불충분한 요소로는 단연 ‘스트레스에 대한 재난심리 대응·지지의 불충분(79.9%)’을 꼽았다.
'지난 1년 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일'을 묻는 문항에서는 응답자의 37%가 즉각 도움이 필요한 '심각한 울분'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번이라도 울분을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 중 44%는 무리한 민원 등 '악성민원'을 울분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민원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실무인력을 확대해야 한다' 응답이 약 62%였다.
또한 ‘순환근무 주기 등 체계 정립(28.4%)’ ‘신체·정신건강 영향 대응안(24.6%)’을, 보상 분야는 ‘휴식시간 보장(34.4%)’ ‘추가근무에 대한 적정한 인센티브 체계 마련(32.1%)’을 지목했다.
유명순 교수는 “이번 조사는 2020년도 조사의 연장선이란 점과 더불어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산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코로나19 대응 역할이 커진 보건소 인력을 중심으로 했다는 점이 새로운 의의”라고 말했다
류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보건소 의료인력이 장기간 격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신건강 상태가 상당히 나빠졌음을 확인했다”며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가능한 해결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