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한한의사협회가 의대와 한의대 학제 개편을 통한 ‘통합의사’ 양성 정책 추진을 전면 중단했다.
기존 면허자에 대한 명확한 경과조치 계획이 없다면 정책추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회원들의 여론을 고려한 조치다.
20일 한의계에 따르면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는 의대와 한의대 통합과 관련한 회원 설문조사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의협 A임원은 “한의대와 의대 교육과정을 통합해 취득하게 되는 ‘통합의사’ 논의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며 “예정됐던 대회원 투표를 중단했고 반대입장을 가진 회원들의 의견을 더욱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의사는 한의계 전체의 확실한 동의가 있어야 추진이 가능한 사안”이라며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한의계가 찬반양론으로 분열되는 상황을 경계하기 위해 대회원 투표를 우선 보류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의사 인력을 활용해 의사인력을 확충하는 각종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복수면허 취득 제도가 보다 원활해지기 위해 중복과목 이수 개편 등 한의사 인력을 활용, 의사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각종 제도는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의협은 향후 학제개편 및 중복과목 이수 문제 등과 관련해 한의과대학이 중심이 되는 국회 간담회도 계획 중이다.
한편,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앞서 부족한 의사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의대생·한의사 인력을 활용을 제안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복수전공 허용 및 단계적으로는 통합의학 과정을 개설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한의계 내부에선 곧 ‘한의학의 근간을 없애려는 정책 추진’이라며 반대 여론이 일었다.
한의협 명예회장단은 지난 18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최혁용 회장 및 통합의대 추진에 찬성한 전국 한의과대학장과 한의전문대학원장들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명예회장단은 “한의학 독자 발전에 대한 정책 추진은 주변 상황 극복에 대한 의지가 잘못됐다고 판단된다”며 “그로 인해 발생된 한의계 내부의 소모적인 갈등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