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생약성분을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들여다보고 있다.
17일 한의계에 따르면 한의협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생약성분 배양 실험을 외부 기관에 최근 의뢰했다.
한의협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거나 사멸시킬 수 있는 천연물 물질을 추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한의학적 치료제 개발에 대한 가능성도 살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의협은 이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신종플루 사태 당시 바이러스 사멸효과를 입증해 특허를 받은 생약추출물을 연구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10년 한의학연구원 마진열 박사팀은 연구를 통해 국내 자생 한약재에서 추출한 한약제제가 인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효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종플루 바이러스A(HINI)를 쥐에 접종한 뒤, KIOM-A, KIOM-B, KIOM-C 등 3개의 한약제제를 2일 간격으로 9일간 경구 투여한 결과 감염 9일째 KIOM-C를 투입한 쥐의 폐에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사멸했다.
천연물에서 추출한 KIOM-C는 신종플루 바이러스 외 다른 바이러스 질환에도 효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KIOM-C에 대한 국내 특허 및 극제특허를 출원했다.
한의협 관계자는 “연구 당시 각 바이러스마다 특이적인 반응이 나타났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추출물을 배양에 실험해 볼 계획이다”며 “확산사태에서 논쟁거리를 만들 생각은 없으며, 한의계에서 할 수 있는 연구와 노력을 다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감염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 발원지인 중국과 같이 한의학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최 회장은 특히 "확진자에 대한 한의사 진찰 및 한의학적 치료가 가능토록 한의약 진료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현재 코로나19 사태에서의 한의학 참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한의계 TF’를 운영하고 있다.
TF에는 최승훈 전 한의학연구원장을 포함한 연구기관 종사자들 및 각 한의대학교 교수 등이 속해 있다.
중의사·한의사 복수 면허를 소지한 TF 위원은 이번에 우한교민 이천 격리시설에 파견돼 자문활동을 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달초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보건의약단체장들이 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대책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한의약 치료 참여제안서’를 전달하기도 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