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오는 2월12일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웹 커뮤니티를 운영했던 한의사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예정된 가운데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엄중한 판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6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안아키 한의사는 생명과 직결되는 예방접종을 거부하게 하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들을 자행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안아키 한의사는 2013년부터 면역력이 취약한 영유아와 그 부모를 상대로 네이버에 '약을 안 쓰고 아이를 키운다'는 네이버 카페를 열었다.
안아키 회원은 약 6만여명에 이르게 됐다. 그 결과 예방접종을 못 받은 어린이를 기점으로 예방접종을 받은 아이들까지 집단으로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및 지역사회까지 감염병의 집단 감염 위기에 처하게 됐다.
소청과의사회는 “최근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홍역 사태의 첫 발원지 역시 해당 한의사의 소재지인 대구인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 겨울 홍역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첫 해외유입 홍역 감염 환자가 나온 것을 시작으로 현재 41명에 달하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의사회는 “정작 해당 한의사는 대한민국 영유아, 나아가 성인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속임수를 써서 책을 출간하고 숯가루, 건강식, 한약 등을 수백만원씩 받고 판매하는 방법을 통해 거대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의료법, 약사법은 물론 아동학대를 금지하고 있는 아동복지법 위반의 소지까지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한의사는 현재 대구지법으로부터 징역 2년 반의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해당 한의사는 최근 ‘안전하게 아이 키우기’라는 이름의 카페를 다시 결성, 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있으며 현재 그 회원은 4700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회는 “때아닌 홍역의 창궐로 이 나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사들이 사명감으로 지켜온 감염병의 방어선이 무너지려고 하는 이때 무속 의료와 같은 만행이 결코 되풀이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 보건을 위협하고 사법주의를 능욕하는 피고인에 대해 항소심 판결을 앞둔 대구고법 제2형사부가 엄중하고 현명한 판결을 내려 주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