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김민수 기자] 학업과 입시 스트레스로 인해 화병을 앓는 10대 학생이 최근 5년 사이 2배 넘게 증가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화병은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Hwa-byung’으로 표기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만이 가진 독특한 질병인 만큼 청소년을 둔 가정에서 자녀 정신건강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화병(질병코드 U222)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위와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40대 이상 환자는 1만779명에서 1만065명으로 감소했지만, 10대 환자의 경우 312명에서 653명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정선용 교수[사진 左]는 “지금 청년 세대는 ‘N포 세대’로 불릴 정도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10대는 입시 준비 때문에 온종일 공부를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과 시간이 없어 더욱 화병에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성인 화병은 결혼 후 시집살이 하면서 억울하고 분한 일들이 차곡차곡 누적되다가 갱년기에 기운은 떨어지면서 쌓인 화를 통제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가 기운이 떨어지는 갱년기이기 때문에 쌓여있던 화를 과격한 행동으로 풀기보다는 신체적 증상(가슴 답답함, 열감)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청소년기 화병은 어려서부터 학업 스트레스, 친구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이 쌓이다가 신체적 증상 이외에도 거친 행동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청소년기 화병은 스트레스가 누적된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스트레스 원인 제거가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병을 오랜 기간 스트레스가 쌓여 발생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치료가 어렵다고 포기하는 사람도 흔하다”며 “하지만 화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 질환이나 암 같은 중증질환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치료와 함께 지속적인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된다”며 “운동을 통해 체력이 길러지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져 같은 환경에서도 화병이 재발할 우려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