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첩약 급여화를 둘러싼 한의계 내부 입장이 양분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은 추진 강행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첩약 급여화를 계속해서 추진하면서도 많은 지부가 반대하는 제제분업 논의는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최혁용 회장은 협회 SNS를 통해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첩약 급여화는 정부로부터 한약의 안전성을 인정받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첩약 급여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많은 회원들이 우려하는 제제분업 논의는 중단하고,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최종안은 회원 다수가 원하는 형태로 도출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성명문을 통해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은 지난 달부터 각 시도별 한의사회지부에서 첩약 급여화를 두고 찬반여부가 갈리는 입장이 잇따라 발표되는 등 혼란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서울과 부산 지부에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홍주의)는 지난 5월28일 투표결과 첩약 급여화에 대해 65.2% 회원이 반대의견을 보였으며, 34.28%의 회원만 찬성했다고 밝혔다. 제제한정 분업에 대해선 70.8%의 회원이 반대했으며 29.2% 회원이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광역시한의사회는 지난 6월1일~4일 첩약건보 관련, 전체 회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79.5%가 반대했고 20.5%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제제분업에 대해서는 88%가 반대했고 12%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찬성 입장을 표명한 지부로는 제주, 광주, 경북 지부가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한의사회는 31일 성명을 통해 "첩약 급여화는 한의계 숙원 사업인 만큼 한약급여화협의체의 지속적인 논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첩약건보 시범사업 대상 지역 선정에 제주도가 선정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엿다.
광주광역시한의사회도 제주지부와 마찬가지로 첩약 시범사업 추진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시범사업 참여 의지도 재확인했다.
광주광역시한의사회 관계자는 "첩약 급여화에 찬성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찬반 갈등이 한의계 내부로 번지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한의사회도 “한의사협회는 첩약 건강보험 적용을 강력히 추진하라”고 지난 1일 성명을 발표했다.
경북한의사회 임원들은 "2018년 건강보험 진료비 점유율 3.5%는 물론 매년 줄어드는 한방의료기관 내원환자수가 보여주듯 한의약은 절대적인 제도적 장벽에 부딪치고 있다"며 "이런 제도적 한계에 변화 없이는 더 이상 한의계가 발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제분업 논의를 중단하겠다는 최 회장은 해당 안건을 다음 집행부로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함소아제약의 전 대표를 역임했고 현재까지 상당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회원들 비판에 대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현재 협회장이라는 자리에서 제제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이해상충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비록 제제분업이 현 43대 집행부의 공약사항이라고 할지라도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동안 협회에서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