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한의사의 혈액검사기 사용 문제를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또 다시 충돌하는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최근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부에 대한한의사협회에 대한 경고 및 법적 조치를 촉구했다.
한의협 최혁용 회장이 지난 5월 한의사의 혈액검사기 사용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한의사 혈액검사기 사용은 엄연한 위법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한의협은 복지부가 혈액검사기 사용을 인정해줬다고 하지만 이는 허위사실”이라며 “복지부는 한의사가 검사결과가 자동적으로 수치화돼 추줄되는 혈액검사기는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 ▲불법 혈액검사를 부추기는 한의협에 강력 경고 및 법적 조치 ▲불법 혈액검사 시행 한의사 적발 시 즉각적 행정처분과 형사고발 ▲전문가단체 자문 없이 자의적 유권해석 내린 한의약정책과 해체 등을 촉구했다.
최대집 의협회장도 “혈액검사 수탁기관 역시 무면허의료행위 방조로 공범이 될 수 있다”며 “복지부가 한의사 혈액검사기 사용에 소극적으로 나서면 이미 확보하고 있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고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의협도 한의사 혈액검사기 사용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섰다.
의협이 정부에 한의사 혈액검사기 사용 강력 조치를 촉구한 다음날인 4일 한의협이 혈액검사 정당성 근거 및 간호조무사 진료보조 설명자료를 전국 보건소 239곳에 배포했다.
배포된 자료에는 ‘한의사 혈액검사기 사용’, ‘한의사가 혈액검사기를 사용할 경우의 채혈’, ‘한의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의 채혈’이 모두 가능하다는 복지부 유권해석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채혈과 적응증에 대한 한의과대 교육 내용과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의뢰해 진료에 참고할 수 있다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한의사 2차 직무분석 연구’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의협은 “이번 자료는 보건행정기관에 한의사의 혈액검사기 사용과 검사기관 의뢰는 합법적 행위임을 알리기 위함”이라며 “정당한 의료행위를 불법으로 호도하는 의료계는 악의적 행태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의계는 한의사가 적정한 비용과 건강보험 적용으로 혈액검사를 시행해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