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의료계가 추나요법 급여화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문재인 케어 추진 과정 속 양한방 불균형 문제는 풀어야 할 핵심과제로 자리잡고 있어 무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8일 대한의사협회는 “추나요법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동맥경화 환자에게 잘못 시술할 경우 척추동맥 손상에 의한 사망, 늑골골절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며 급여화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미 정부는 추나요법 시범사업을 통해 일련의 근거를 확보했고 오늘(29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채택한 만큼 급여화 추진 동력은 강력하다.
근본적인 문제는 건강보험 급여 행위에서 격차가 매우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의과 급여 행위는 약 5700항목, 한방 급여 행위는 약 240항목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체 건강보험 급여 중 한방은 4% 남짓에 불과하다.
특히 의과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2012년 약 32.3조원에서 2016년 44.6조원으로 늘어난 반면 한방 총진료비는 동일 기간 1.9조에서 2.4조원에 머물렀다. 여기서 양한방 불균형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바로 이 논리를 근거로 한방분야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케어 시행 이전부터 이미 한방분야 보장성 강화라는 기조가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일련의 연구보고서는 이를 증명하는 주요 자료로 참고되고 있다. 먼저 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2014년 진행한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에서는 첩약 급여화와 함께 추나요법을 급여화 우선순위로 설정한 바 있다.
또 2017년에는 복지부가 한약진흥재단에 의뢰해 동일한 연구를 수행했고 한방분야에서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전체 국민의 45.7%가 ‘보험급여 적용확대’ 라고 가장 많이 응답(19세 이상 5000명 설문조사)했다는 근거도 존재한다.
추나요법은 이러한 흐름 속에 지난해 2월부터 65곳의 참여기관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급여화 발판을 만들었다.
올해 심평원이 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추나요법 급여 전환을 위한 연구’에서는 92명의 한의사에게 시행 및 운영에 관한 전반적 만족도를 설문조사했는데 ‘매우 그렇다’, ‘그렇다’ 등 긍정적으로 대답한 사람이 전체의 85.2%로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특히 환자 3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추나요법의 전반적 만족도에 대해 ‘매우 만족’ 및 ‘만족’으로 응답한 경우가 92.8%로 집계됐다. 불만족한 경우는 0.9%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의협은 “추나요법 시범사업 참여기관 수가 전체 한방의료기관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성급한 급여화 추진이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다양한 통계와 연구, 설문조사 등을 급여화 근거로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1987년 2월부터 한방분야 건강보험 적용이 실시됐으나, 현재까지 건강보험 보장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의과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추나요법 급여화 과정을 거쳐 첩약 급여화까지 추진하는 방향으로 한방분야 보장성 강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