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도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약대도 6년제로 전환되는 추세에서 간호 교육도 반드시 4년제로 일원화해야 한다. 국가시험 응시자격도 학사학위 소지자로 제한해야 한다.”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조자)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간호계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 9일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정책간담회
[사진]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정책을 제안했다.
김조자 회장은 “이미 많은 나라에서 간호교육제도를 개선하는데 힘쓰고 있다”면서 “해외 취업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승진에서 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간호 교육제도가 학사 과정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은 2006년 1월 ‘의료법에서 간호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간호학을 전공하는 대학을 졸업한 자 또는 간호학 학사학위를 소지한 자로 변경’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3년제 간호교육기관에서는 4년제 간호교육기관 졸업자와 동일한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4년제 교육과정에 준하는 교육을 3년 안에 무리하게 실시함으로써 국가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시험 위주의 교육에 치우쳐져 있는 폐단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논리에서다.
김조자 회장은 “3년제 간호교육과정은 학사 학위를 주로 요구하는 국제기준에도 미달하며 실제 해외 취업 시 어려움과 불이익을 받고 있는데다 미국 내 많은 대형병원에서 취업과 승진 시 학사 학위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동일 학제, 동일 면허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
김조자 회장은 “등급별 자격은 물론 국가시험 응시자격까지 별도로 정해놓은 선례가 있는만큼 이원화된 학제에 동일 면허제도를 유지하는 불합리성은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산재돼 있는 현 전문대학 간호교육의 문제점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
김조자 회장은 “간호학은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학문으로 이론 교육과 함께 실습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전문대학은 빡빡한 수업일정(22.5학점/1학기)으로 인해 실습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짚었다.
한국간호평가원에서 최소 수준으로 제시한 실습이수시간(1000시간.22~23학점)에도 못미친다는 게 간협측의 설명이다.
김조자 회장은 “정해진 시간에 끼워 맞추기식의 교육이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이 이뤄져야하는 만큼 간호교육은 대학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간호협회는 간호교육 4년제 일원화의 기대효과로 “이원화된 간호교육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년 배출되는 11000명의 졸업생 가운데 8000명 이상이 전문대학 간호과 졸업생인데 매년 3700명 정도의 간호사가 학사학위 취득을 위해 시간 및 경제적으로 손실이 크다는 것.
아울러 김조자 회장은 “재취업을 위한 유휴 간호사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운영 및 교육비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면서 재취업을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간호행위에 대한 수가 마련에 대해서도 목청을 높였다. 그는 “간호수가로 의료기관에서 간호사 고용이 수익 창출과 직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