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동안 약 2년간의 공백기가 생긴다. 군 제대 후 바로 의료현장에 투입된다고 하더라도, 실수 없이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A간호대학생 김모씨는 “간호사도 타 의료인처럼 공중보건간호사제도가 필요하다”며 한 말이다.
김씨는 “공중보건의사제도 도입 당시 남자간호사가 워낙 없다보니 대상에서 제외된 것 같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으니 간호사도 군 제도에서 의료인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호계에서 이처럼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중보건간호사제도는 현재 공중보건의사처럼 남자 간호사들이 의료취약지역 및 공공의료기관에서 군복무를 대신해 일정기간 공중보건간호사로 근무토록 하자는 것이다.
실제 근래에는 간호학과에 입학하는 남학생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남자 간호사는 총 1만542명이다. 전체 간호사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불과하지만 한해 간호학과 입학생 중 남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5.6%로 3500여명에 달하며 그 비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간호계에서는 "남자 간호사가 군 입대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즉, 학기 중간이나 졸업 후 군에 입대할 경우 실습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의료교육 및 의료활동이 단절되는데, 공중보건간호사로 의료활동을 지속한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남자간호사회는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김장언 남자간호사회장은 “남학생이나 남자간호사들은 공중보건의사제도처럼 보건소,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에 투입하면 경력단절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 병원이나 농어촌 등의 간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중보건간호사제도가 수도권과 지방 병원 간 간호사 수급 불균형 현상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정착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통해 정부로서는 연간 2000여명의 간호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이를 통해 공공의료서비스의 취약지역 해소 및 지역별 간호인력 불균형해소로 인한 대국민 의료서비스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간협은 “앞으로 남자 간호사 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공중보건간호사 지원자는 역시 충분할 것”이라며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공중보건간호사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외부에서는 ‘병역 특례’로 비춰지는 탓도 있다.
또 앞서 국방부도 '수용 불가'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저출산으로 현역사병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남자간호사들에 대한 제도를 도입할 경우 군 인원 충원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제6대 전국간호대학생연합회 오완택 의장은 “공중보건간호사 자격시험을 통해 조건을 맞는 학생들을 뽑는 식의 방안도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