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최근 폭염이 이어지자 많은 병원들이 의료진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선별진료소에 냉방기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무더위에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는 간호사와 의료진이 탈진하거나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하자 전국 614개 선별진료소에 냉방기 설치비용 등을 즉시 지원하기로 10일 결정했다.
또한 정부는 동시에 선별진료소에 별도 휴식공간을 마련하고 기온이 가장 높은 낮 시간(12~16시) 대신 저녁에 추가 운영을 하거나 검사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사전예약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지난 9일 인천 미추홀구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 중이던 간호사 3명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의료기관 등에서 냉·난방기를 먼저 설치한 후 비용을 청구하면 예산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 정부는 냉·난방기 설치비용 지원 관련 세부 절차에 관해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총 예산은 약 30억원이다.
또한 방역 당국은 무더위와 과도한 발한 등에 노출된 선별진료소 근무자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하절기 선별진료소 운영 안내'를 마련해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이번 지침에는 접수·진료 및 검체 채취 시 전신 가운을 포함한 4종(수술용 가운, 페이스 쉴드, N95마스크, 장갑) 사용을 권장하고 근무자들의 휴식을 위한 냉방 공간 마련 등 근무 환경 개선 사항 등이 담겼다.
강원도의 한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정부의 냉방기 설치비용 지원 발표를 접하고 즉시 회의를 통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두꺼운 의료용 방호복과 최근 더워진 날씨로 인해 의료진의 고충이 심했는데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 중인 서울의료원 관계자도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냉방기 설치비용 지원에 관한 공문을 최근 받았다”며 “선별진료소에 냉방기 6대를 설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는 하루에 적게는 40명에서 많게는 100명까지 검사를 진행하는데 최근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서울시민 대상 무료검사를 진행해 이번 주는 쭉 증가하는 추세였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냉방기 설치비용 지원은 국가지정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져 지원받지 못하는 병원들 또한 자체적으로 냉방기 설치를 지원할 방침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자체적으로 응급사전분류소와 호흡기안심센터 등을 운영해 병원 진료 목적 내원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선별진료를 진행 중이지만 국가에서 냉방기 설치비용을 지원받을 수 없다.
정부의 지원은 국가지정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데 가천대길병원은 병원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길병원 관계자는 “지원 대상 기관이 아니라 냉방기를 설치해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순 없지만 최근 무더위가 이어지고 의료진 고충이 더해져 병원 내부적으로 냉방기 설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병협은 정부의 냉방기 설치사업 지원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며 “코로나19의 장기화 추세를 감안해 선별진료소가 비용 걱정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 위해 정부의 추가적인 예산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