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신입 간호사 공개채용을 진행하는 병원들의 토익(TOEIC) 점수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의료진이 해외로 파견을 나가는 등 병원의 글로벌 분야가 확장되면서 관련 역량을 중요시하는 모습이다.
30일 병원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올해 신입 간호사 공개채용에서 지원 자격을 토익 700점 이상으로 제한했다. 지난해에는 650점 이상부터 지원이 가능했는데 올해 50점을 상향조정한 것이다.
연세대학교의료원은 올해 처음으로 지원자격 항목에 토익점수를 새로 추가했다.
지난해까지는 토익성적이 없어도 신입 간호사직에 지원할 수 있었지만, 금년부터는 700점 이상 성적을 보유해야만 지원이 가능하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750점 이상부터 지원서를 받는다. 본원인 서울대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써 블라인드 채용을 원칙으로 토익성적 제한을 따로 두진 않는다.
그간 서울 소재 주요 대학병원들의 신입 간호사직의 ‘토익 커트라인’은 600~650점대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과 가톨릭대학교의료원의 지원 기준은 620점이다. 최근 토익성적 자격기준을 조정한 병원들은 이보다 높은 점수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병원들이 신입 간호사들에게 높은 점수를 요구하는 것은 원내에서 영어가 필요한 업무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관계자는 “외국인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분당서울대병원 같은 경우에는 해외파견을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어 해당 수준의 영어성적을 지원자격으로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현재 본원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쉐이크 칼리파병원에 업무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 또한 “관련 업무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토익점수 지원 기준을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에서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이 늘어나하고 있는 대표적인 의료기관이다. 지난해 병원을 방문한 해외환자는 2만 2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18년에도 전년대비 해외환자는 20%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외국인 환자를 대하는 업무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앞으로 주요 대형병원들의 영어 구사 능력 등 토익점수 기준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지원 자격에 토익점수를 추가한 연세대의료원 관계자는 “연세대의료원의 경우 채용 절차 소프트웨어를 교체하면서 프로그램상 지원항목에 토익점수를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지원 자격은 업무상 요구되는 역량을 기준으로 책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호직은 특정분야 역량을 필요로 하는 직군으로 그간 일반 기업에 비해 높은 토익점수가 요구되지 않았지만, 최근 병원들의 지원자격을 보면 기준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