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의 고질적인 어려움으로 꼽히는 간호사 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시행되는 ‘간호사 인건비 지원 시범사업’을 두고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의료 취약지 간호사 인건비 직접지원 시범사업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의료 취약지 소재 의료기관에서 간호사를 추가적으로 고용할 경우 소요되는 인건비를 건강보험에서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며 양질의 간호서비스 제공과 지역별 간호인력 수급의 적정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방 소재 A병원장은 “간호사 확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사회 현안으로 대두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전반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기관 당 최대 4명의 간호사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지원금은 심평원에서 간호사 인건비와 정책가산의 합계로 산출한다.
그러나 시범사업이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간호사에 대한 실질적인 인건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前 지방의료원장 B씨는 “의료 취약지 간호사 채용과 관련된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것은 좋지만 공공병원의 경우 상시로 채용 공고를 내도 간호사들이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인건비 지원이 간호사의 초임 급여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실시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현재 간호사들의 열악한 초임 급여 수준이다. 민간병원에 비해 공공병원은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하다. 이번 시범사업은 의료 취약지 의료기관이 간호사를 채용하는 데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것이지 간호사를 확보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병원이 정부의 지원금을 간호사 확보에 투명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사후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태졌다.
서울 소재 C간호대학 교수는 "정부가 의료취약지 간호사 확보에 지원을 해주는 것은 좋은데 일부 병원에서 지원금을 간호사 채용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원금을 병원이 지급만 받고 실제 인력 채용에 활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원래 고유의 목적으로 지원금이 사용될 수 있도록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보인다"고 피력했다.
그간 의료 취약지 소재 의료기관들은 극심한 간호 인력난을 호소해왔다.
특히 응급실 전담 간호사의 경우 복지부 평가결과 법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군(郡) 지역 응급의료기관이 다수 나오기도 했다.
간호사 처우 개선을 골자로 한 다양한 정책들이 이제 막 발표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책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 결과에 대해 미리부터 이야기할 수 없고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