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파업 5일째를 맞이하며 진료기능을 일부 상실한 국립암센터 이은숙 원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환자와 국민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했다.
내일(11일)부터 파업 종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사 협상이 재개되는 만큼 노조원의 빠른 현장 복귀를 당부하기도 했다.
국립암센터 이은숙 원장은 10일 오전 행정동 지하1층 강당에서 파업 타결을 위한 적극적인 방향 제시를 주제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환자를 옆에 두고 파업이 5일째 지속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환자들과 국민께 송구하다"면서 ”암센터 임직원 일동은 참담한 심정으로 환자들과 국민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은 공공기관으로서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인건비 상향이 불가해 노조와의 임금협상 조정안에 합의할 수 없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배석한 정재성 사무국장도 “갈등의 핵심인 시간외수당을 총액인건비에 포함시킬 경우 정부 가이드라인을 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시간외수당을 별도 ‘특이 소요분’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숙 원장은 직원들에게 “암환자들의 눈물과 고통을 외면하지 말라”면서 하루빨리 현장으로 복귀할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우리의 제반 상황을 정부에 호소했고, 올해 문제가 되는 시간 외 수당을 별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간곡히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부분은 제가 끝까지 노력해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겠다”면서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파업이 신속히 종결되도록 혼신이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립암센터는 2001년 개원 이후 18년 만인 지난 6일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해까지 임금·단체협상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아 임금 수준이 열악하다며 전년 대비 임금 6%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병원은 정부 공공기관 임금 가이드라인에 따른 인상률이 1.8%인 점을 들어 6%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아울러 노조 측은 인력 충원, 추가 수당 개선안 마련, 노동시간 단축 등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마찬가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왔다.
한편, 국립암센터는 지난 9월2일부터 파업을 대비해 입원 환자들에게 인근 동국대 일산병원과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전국 11개 암센터로 전원과 퇴원을 권고했다. 기존 520여 명이던 입원환자는 현재 100여명만 남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