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호사 장기자랑 논란’ 등으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간호사들의 지속 가능한 근무 환경 조성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됐다.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 주최, 대한간호협회 주관으로 열린 ‘간호사 지속 근무환경 마련을 위한 연속정책 간담회’에서는 간호사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최희선 간호사는 발제를 통해 ‘간호사 근로현장 및 인권 실태’를 공개했다.
최희선 간호사는 “가족계획을 가족이나 본인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인 응답자가 31%”라며 “이는 여전히 병원 사업장에서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여성노동자의 자율권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신과 출산을 자유롭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동료에게 업무가 전가되기 때문(52.9%)로 가장 높았으며 △부서 내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동료가 있어서(19.2%) △부서 분위기상 자유롭지 않아서(12.8%) △추가인력을 채용하지 않아서(11.8%) △부서 내 팀워크가 중요해서(3.3%) 등이었다.
감정노동 실태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최희선 간호사는 “병원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60%는 폭언을 경험한 사례까 있으며 폭행을 당한 사례는 11.4%, 성폭력 경험도 10.5%로 조사됐다”며 “열악한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으로 경력 단절을 막고 장기간 근속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총무위원장은 “우리나라 간호사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학력 수준도 높고 학회 활동 등 자기 계발과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또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해 개별 간호사의 요구도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간호 조직 문화화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영호 총무위원장은 “그동안 정부는 질병구조 변화, 환자 요구도 등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과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인들의 변화와 요구에는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간호사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보건의료계 반성과 더불어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정책 개선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간호인력 수급 대책에 근로환경 개선 중점 반영"
보건복지부도 이 같은 상황에 공감하고 이번 간호인력 수급대책에 근로환경 개선을 중점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이번 간호인력 수급대책은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을 주안점으로 두고 있다”며 “의료현장에서 정당한 근로에 대해 적정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곽순헌 과장은 “최근 간호협회도 인권센터를 설립했는데 적극적으로 의견 등을 청취해 복지부나 고용노동부, 인권위, 여성부 등에 내용을 알려줬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고용노동부 김경민 근로기준정책과 사무관은 “불법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도에는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을 병원에서 진행하려고 한다”며 “사업을 진행해 결과를 분석한 후 노동관계법 위반 및 개선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경민 사무관은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이라든지 개선사업도 중요하지만 폐쇄적 문화 개선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새로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