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병동 의료서비스를 한단계 향상시키기 위해선 입원환자전담전문의 역할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학계의 진단이 나왔다.
환자를 밀착관리하는 특성을 살려 환자안전과 영양관리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온라인 진행된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 연구회 심포지엄에선 의료현장에서 외과계임원전담전문의의 발전방향에 대한 제언이 이어졌다.
이날 연자로 나선 박민영 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는 환자안전사고를 줄이고 입원안정성을 높이는데 있어 입원전담전문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박 교수는 먼저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이미 입원전담전문의가 환자안전관리 업무에 중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브란스병원에선 지난해 신입 인턴 임상실습교육 과정 중 환자안전교육 일부를 입원전담전문의 교수가 담당했다. 병동에 상주하면서 교육을 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교육자’ 역할뿐만 아니라 실제 병동에서도 입원환자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그는 말을 이었다.
박 교수는 “고위험군‧고령화 환자가 증가하고 환자와 보호자들의 의식수준이 향상되면서 환자안전에 대한 기준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전공의가 주도하던 입원환자 관리 시스템의 전담의의 몫으로 넘어오게 됐다”며 전담의들의 환자안전관리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처방 외에 감염에 대비한 의료용품 관리 또한 안전관리 업무에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안전관리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선 다른 직역 간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에게 요구되는 능력 중 하나는 정확하고 전문적인 소통이다. 다양한 직군이 일하는 병동에서 환자안전을 포함해 정확한 관리가 이뤄지기 위해선 무엇보다 명확한 의사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간호사들과 소통할 때는 가능한 구두처방을 지양하고, 처방 후에도 제대로 처치가 이뤄졌는지 재차 확인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또한 당직 전공의가 밤새 살핀 환자를 인계 받을 때도 정확한 상태를 보고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자 보호자와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오늘부터 어떻게 약이 바뀔 것인지, 어떤 검사가 이뤄질 것인지, 가능한 부작용은 무엇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호자도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입원전담전문의 적극 참여하면 NST 수가 유지 도움"
계속해서 이날 연자로 나선 오승종 삼성서울병원 외과‧중환자의학과 교수는 환자 영양관리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때의 사례를 소개했다.
오 교수는 “혈액종양내과에 입원한 에이즈 환자가 있었다. 치료 전에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집중적인 영양관리가 필요했다. 환자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고, 또 간호사였던 보호자도 영양관리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입원전담전문의가 적극 관여하면서 만족스런 의료서비스를 제공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 교수가 근무하는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NST(영양집중관리) 수가를 신설한 뒤 전담팀을 체계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병원에 따르면 NST 수가는 월 1400~1700만원 정도가 발생하고 있다.
NST 수가가 지속적으로 유지‧발생하기 위해선 역시 입원전담전문의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오 교수는 설명했다.
오 교수는 “타병동 환자 진료에는 제약이 있지만, NST팀에서 다른 병동의 환자에 대한 보고가 들어온다면 짬을 내어 관리를 할 수 있다. 또 외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를 더 면밀하게 관찰‧관리 한다면 수가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밖에 다른 과와의 협진을 적극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의 좌장을 맡은 정은주 외과계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 회장은 “현재 입원전담전문의 수가는 지정된 병동에 대한 환자 수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다”며 “외국과 같이 병원시스템이 개선되기 위해선 전담전문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