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퇴직 공무원들이 사실상 독점하는 공공기관
산하 4곳 중 3곳 기관장 임용, '제 식구 챙기기 과다' 지적 제기
2021.07.22 06: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공공기관 4곳 중 3곳에 식약처 퇴직공무원이 기관장으로 임용된 것으로 파악돼 제식구 챙기기가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 산하 공공기관장은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임용되는데, 복수 후보자 중 최종 결정은 식약처장이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자기사람 심기' 방식의 요식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 기자단 조사에 따르면 현재 식약처 산하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식품안전정보원,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4곳의 공공기관을 두고 있다.
 
공공기관들은 식약처의 의약품, 의료기기, 의약외품 등 의료제품과 식품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산하기관의 기관장은 공개모집 절차를 통해 임용된다. 그러나식품안전정보원을 제외한 3곳의 기관장이 모두 식약처 퇴직 공무원이 임용됐다.
 
한순영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장은 대전식약청장, 조양하 한국의료기기안정정보원장은 식약처 첨단의료기기과장 역임, 조기원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은 식약처 기획조정관을 끝으로 퇴직했다.
 
모두 식약처에서 잔뼈가 굵은 공무원이다. 단, 식품안전정보원만 식약처 출신이 아닌 관련 분야 전문가가 기관장으로 임명돼 있다. 
 
식품안전정보원 임은경 원장은 지난 2015년도부터 국무조정실 산하 식품안전정책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정부업무평가 국정과제평가 전문위원, 식약처 식품위생심의위원회 위원,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심의회, 축산물위생심의위원회, 농수산물품질관리심의회 위원 등을 맡으며 식품안전·안심 정책에도 참여해 왔다.
 
식품안전정보원은 1대 문은숙(2009.7.13 ~ 2013.11.22), 2대 곽노성(2014.5.8 ~ 2017.5.8), 3대 정윤희(2018.1.2 ~ 2021.1.1) 등 역대 원장 모두가 학계, 소비자단체, 관련 연구원으로 전문가들이 임용됐다.
 
식약처 산하 4개 공공기관 중 3곳에 식약처 퇴직 공무원이 전면 배치됐다는 점은 기관장 공개모집 제도가 도입 취지와는 달리 왜곡 운영되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정부가 공무원 조직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민간전문가를 공무원으로 기용하는 개방형 직위 도입 취지를 고려하면 식약처의 신하 기관장 임명은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충분하다.
 
이에 따라 식약처 산하 공공기관장 임용 절차가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다. 식약처 산하 공공기관장은 '후보자 서류 접수→원장 추천위원회 서류심사 및 면접심사→후보자 추천→식약처장 임명' 등의 절차를 거쳐 임용된다.
 
식약처장이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식약처 출신 공무원이 산하기관으로 임명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모가 진행 중인 의약품안전관리원장 후보에도 지방식약청장으로 재직 중인 A씨가 지원했으며, 원장 임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 같은 임용 절차 구조에서 비롯된 근거있는 추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문성과 객관성을 전제로 운영돼야 할 식약처 산하 공공기관이 식약처 퇴직 공무원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며 "제도가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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