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병원에서 근무하는 작업치료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제주대학교병원 A 교수가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6일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A 교수가 제주대학교 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직위해제 및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하고, 소송비용을 원고가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징계처분 취소 소송이 기각되면서 A 교수 처벌 수위는 정직 3개월로 확정됐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지부는 솜방망이 처분이라며 대학 당국을 강하게 규탄했다.
의료연대 관계자는 “제주대학교 징계위원회는 A 교수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정직 3개월이라는 처분을 내렸지만 A 교수는 피해자에게 단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이어 “A 교수는 오히려 폭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여러 이유로 피해자를 고소했고, 피해자가 받은 무혐의 판결에 대해서도 항고를 하고 있다”며 징계위 판단을 비판했다.
의료연대는 A 교수 파면을 촉구했으나 징계위는 2019년 2월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A 교수가 행정소송을 제기해 징계가 유예됐고, 그는 직책이 없는 상태에서 지금까지 근무해 왔다.
이에 대해 의료연대는 “같은 시기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 학과에서 학생들에게 폭언과 성희롱 발언을 등을 일삼던 학과 교수가 파면된 사례와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폭행을 당한 피해자 B씨는 “그때 일로 상처를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약도 복용학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그는 “현재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피해자는 총 4명이 있는데 그중 1명은 일을 관두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병원에서 조치를 내리면서 A 교수와 물리적으로 떨어져 지내고 있지만 같은 병원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하루에도 여러번 마주친다”며 “남아 있는 사람 모두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관계자는 “처벌 수위는 제주대학교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병원에서는 지속적으로 A 교수의 겸직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대학교는 추가 징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제주대학교 관계자는 “이미 한 차례 징계가 내려진 상황에서 같은 건으로 다시 징계를 할 순 없다”고 답했다.
의료연대는 징계위 처벌과 별개로 A 교수를 폭행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지난 6월 22일 법원은 A 교수에게 1천 만원 벌금형을 내렸다. 법원 판결에 대해 의료연대는 “이해하기 힘든 판결”이라며 항소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A 교수 입장은 다르다. A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언론에 보도되면서 와해된 부분이 많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A 교수는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반성의 의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고, 잘못한 점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고 싶어 병원 측에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A 교수는 또 사건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가 돌연 취소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언론에 사건이 보도되고 사과할 건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준비했지만 전 날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이유로 병원 측으로부터 취소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는 제 개인사유로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으로 알렸다”고 울먹였다.
이어 그는 피해자를 상대로 고소를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한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병원에서 개선해야할 여러 문제를 고발한 것 뿐이고, 고발 대상에는 폭행 피해자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