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권리반환 메디톡스, 美에볼루스 최대주주 등극
알페온 블록딜 매각으로 13.5% 지분율 확보, '미국 진출 방향 아직 미정'
[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메디톡스가 애브비로부터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신경독소 후보 제품) 관련 기술권리를 반환 받은지 하루 만에 대웅제약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애브비와의 계약 종료로 미국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던 메디톡스가 향후 미국 시장에서 에볼루스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알페온1(Alphaeon1)이 자회사 에볼루스 지분 약 5%를 블록딜 매각, 에볼루스 최대주주 순위가 알페온1에서 메디톡스로 바뀌었다.
블록딜 후 알페온의 에볼루스 지분은 약 606만주로 지분율이 11.1%까지 떨어져 반사효과로 2대주주였던 메디톡스가(13.5%) 에볼루스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파트너사인 대웅제약과의 미국 소송에 승소하며 그 보상으로 지난 2월 에볼루스 신주 676만2652주를 받았다. 이후 추가 매수를 이어가 현재 메디톡스 에볼루스 지분은 740만주 가량으로 단일 기준 최대지분인 13.5%를 보유 중이다.
메디톡스와 소송전을 이어왔던 대웅제약은 57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5%대 에볼루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 '나보타(DWP-450)'의 미국 개발 및 마케팅 전권을 에볼루스에 기술이전한 상태다.
앞서 메디톡스는 8일 "2013년 앨러간(현 애브비 계열사)과 체결한 신경독소 후보 제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됐으며 해당 제품에 대한 애브비와의 개발 및 상업화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계약 종료 배경에 대해 메디톡스 관계자는 “그 배경은 말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애브비가 메디톡스로부터 도입한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제제 개발을 중단한 것은 애브비에 인수합병된 앨러간이 메디톡스와 관련 계약을 맺은 지 8년 만이다.
이 제제는 국내에서 안정성 시험 자료 위조 혐의로 품목허가가 취소된 '이노톡스'와 사실상 같은 제품이라는 논란이어서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번 개발 중단이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와 관련, 메디톡스 관계자는 "미국 진출에 있어서는 여러 방향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가 에볼루스를 향후 미국시장에서 어떻게 파트너쉽을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특히 대웅제약이 에볼루스의 3대주주라는 점에서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앨러간의 기술 반환으로 입은 출혈을 메디톡스가 향후 어떻게 봉합하느냐에 따라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며 "메디톡스 미국 진출은 이전과는 다른 의미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