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 1만명→봉직의 전환 프로젝트 사실상 '스톱'
병협-의협, 협의체 구성 첫 회의 후 전면 중단···'애당초 무리' 지적
2020.11.23 05:3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개원의 1만명 봉직의 전환 프로젝트’가 수 개월째 진척없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붕괴된 의료전달체계 확립 대안으로 제시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의사단체 총파업 및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관련 논의가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7월 대한의사협회와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제도 기틀을 마련하고자 ‘개원의 봉직 전환 지원 협의체’를 꾸리고 의료자원 적정 배치 방안 논의에 돌입했다.


협의체 단장은 대한의사협회 강대식 부회장(부산시의사회장)이 맡고 대한중소병원협회 조한호 회장과 대한병원협회 이한준 정책부위원장, 대한개원의협의회 장전웅 기획이사, 지역병원협의회 황찬호 회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7월 9일 첫 회의에서 ‘개원의 봉직 전환 프로젝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그 시발점으로 당사자들 의향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병원협회는 회원병원들에게 개원의 채용 의향을, 의사협회는 개원의들에게 봉직의 전환 의향을 파악키로 했다.


병원들의 전문과목별 필요 의사 채용 수요와 개원의들의 병원 취업 의향을 확인함으로써 구체적인 프로젝트 진행 방향을 설정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사실 ‘개원의 1만명 복귀 프로젝트’는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의 공약이었다.


그는 지난 2월 대한병원협회 회장선거에 출마하면서 병원계가 당면한 최대 현안으로 ‘의료인력 수급난’을 꼽았다. 의사 부족으로 신음하는 병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의료인력 부족은 환자안전에 직접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입원환자를 돌볼 의사가 없는 ‘병동무의촌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작금의 의사 인력난 해소책으로 ‘개원의 1만 복귀설’을 제시했다.


현재 개원의 3만명 중 1만명을 병원으로 돌아오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치열한 개원시장에서 종지부를 찍고 싶은 개원의들에게 퇴로를 열어 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영호 회장은 “이미 개원시장은 포화상태로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경영난에 시달리는 개원의들이 병원 봉직의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가장 큰 문제는 대형병원 환자쏠림이 아닌 1차의료 붕괴”라며 “개원의 수를 줄이고 병원의사를 늘리면 의료전달체계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7월 한 차례 회의를 가진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추가 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병협과 의협은 병원 의사 채용 수요, 개원의의 봉직 전환 의향 등을 파악해 차기 회의에서 논의키로 했지만 이후 단 한 차례도 회의가 개최되지 못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8월 의사단체 파업 등으로 추가 회의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언제든지 재논의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당초 현실적으로 무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시장, 그것도 의사인력 시장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는 발상이 과욕이었다는 지적이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이론과 현실은 항상 괴리되기 십상”이라며 “협의체 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1만명의 개원의를 봉직의로 전환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일침했다.



댓글 2
답변 글쓰기
0 / 2000
  • 역행 11.23 10:31
    잘 있던 봉직의도 조직생활도 힘들고 워라벨 추구로 나갈 판인데...시대 흐름을 못읽네...
  • 싼임금 11.23 09:04
    찌질이 정영호, 싼임금에 의사 부려먹으려는 얄팍한 수작...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