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42) 대표가 구속된 가운데 모집책 등 주변 인물들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은 12일 고소득 의사들을 투자자로 끌어들인 의혹을 받는 주모씨의 서울 노원구 재활의학과 병원을 압수수색해 주식 거래 관련 기록을 확보했다.
주씨는 주변 의사들에게 라 대표를 소개하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제안·권유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주씨가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파악해오다가 이날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라 대표 측근으로 주가 조작을 주도한 혐의(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를 받는 변모(40)씨와 안모(33)씨는 이날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받았다. 라 대표는 전날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변씨와 안씨는 오전 10시께 영장심사 법정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를 모집해 관리하고 수수료를 빼돌린 혐의 인정하느냐', '라덕연 대표와 언제부터 공모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라 대표와 함께 투자자들에게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삼천리·다우데이타·서울가스 등 여러 종목의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를 끌어모으며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한 혐의, 투자와 무관한 법인을 통해 수익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고 해외에 골프장을 사들이는 등 범죄수익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변씨는 H사를 총괄 관리하며 의사 등 고액 투자자 모집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주가조작 세력이 수수료 창구로 활용했다는 케이블 채널 운영업체 C사, 가수 임창정 씨와 라 대표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기획사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에서 각각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전직 프로골퍼 안씨는 역시 수수료 창구인 서울 강남구 S 실내 골프장과 C사, A 승마 리조트 대표이사다. 그는 골프 교습을 받는 고객을 중심으로 고액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실내 골프장 역시 수수료를 우회해서 받는 돈세탁 창구라는 의혹을 받는다.
라 대표와 변씨, 안씨는 지난 9일 일제히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라 대표와 측근들이 시세조종으로 2천640억원의 부당 이득을 올리고 이 가운데 절반인 1천320억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범죄 액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라 대표와 측근들의 국내외 자산을 추적하는 데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안씨의 5억원대 롤스로이스 차량 1대와 변씨의 벤츠 마이바흐 1대를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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