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치과 과잉진료로 인한 피해사례가 최근 잇따라 드러나는 가운데 피해자들에 이어 치과의사까지 문제제기에 나섰다.
지난 9월 2일 ‘대한민국의 심각한 의료계 문제점들 해결을 위한 의료법 개정’이란 제목의 청와대 청원에서는 자신을 고양시 덕양구에 소재한 某 치과의사라고 소개한 청원인이 인수 받은 치과의 이전 원장이 행한 과잉진료를 처벌할 것을 호소했다.
청원인은 “범죄 수준의 치료로 195명의 무고한 환자들의 이가 갈리고 뽑혀 현재까지 고통받고 있다. 동일한 치과의사와 직원들은 3년 전에도 동일한 범행 수준의 진료를 하며 고양시 일산 동구의 모치과를 운영했고 피해 환자는 27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청원은 10월 2일까지 한달간 진행되며 청원이 게시된 지 이틀 뒤인 4일 기준으로 약 2400명이 참여한 상황이다.
해당 치과의 과잉진료는 이전부터 논란이 돼 피해환자 15명이 치과병원장을 고소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2017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의 한 치과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15명이 "병원 측의 진료과실과 오진으로 멀쩡한 치아를 뽑아내거나 손상되는 등 심한 상처를 입었다"며 당시 병원장이었던 김모씨(39)를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김 원장이 치료가 필요한 치아 외에 멀쩡한 치아에 신경치료와 스케일링으로 치아를 손상시켜 발치한 뒤 임플란트를 심었다는 내용 등이다.
김 원장의 치료를 받은 일부 환자들은 치아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음식 섭취가 불가능해 죽과 두유로 끼니를 해결하고 불면증에 걸리는 등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상해 수준의 과잉 진료가 이뤄졌고, 이로 인한 진료비는 환자 1명당 적게는 200만∼300만원에서 많게는 2400만원에 이른다"면서 "피해 환자도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11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덕양구보건소는 김 원장의 과잉진료로 피해를 입었다는 진정이 늘어남에 따라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14~2016년까지 일산동구에서 운영한 치과에서 41명, 2017년부터 지난 6월까지 원당동 치과에서 112명 등 피해자는 모두 153명에 이른다.
해당 병원장은 올해초 병원 영업정지 통보를 받았으며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로 다른 의사에게 병원을 양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데, 이번 청원을 올린 치과의사가 양도받은 대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청원인은 고양시 치과뿐만 아니라 타 방송 뉴스와 프로그램 등으로 최근 이슈화 된 강남의 모치과에 대해서도 재차 문제제기했다.
청원에서는 “20대 초반 어린 여성들이 교정치료 또는 급속교정 라미네이트치료 라는 명목으로 앞니들이 갈리고 뽑혔다. 멀쩡한 이들을 신경치료를 해서 죽여버렸다. 그런 피해자가 2만명 정도에 이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대로 된 양악수술을 받지 못해 그 과정에서 죽고, 얼굴의 신경이 손상되어 감각을 전혀 못 느끼고, 얼굴이 괴사되고 함몰되고 변형되고 고름이 찬 환자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현재 그 원장은 본인이 잘못한 것이 없고 정상진료를 했으므로 사과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피해 환자들에게 소송하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악행을 저지르는 의사의 면허를 어렵게 취소시켰다 하더라도 다시 1~3년 뒤 보건복지부 심사를 통해 의사면허가 재발급된다는 현실"이라며 관련 의료법 개정을 청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