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김민수 기자] 의과와 마찬가지로 치과에서도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치아 및 잇몸 질환의 경우 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여타 중증질환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시간적·금전적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구강 검진이 육안검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대학병원이 기존 검진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최첨단 검진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희대치과병원은 이달부터 I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치과종합검진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센터장을 맡은 최용석 영상치의학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나 치과종합검진센터 도입 배경 및 운영방침, 기대효과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최 교수는 “치과 증상 특징은 심해지기 전까지는 ‘조용하다’는 점에 있다”며 “통증을 느끼면 이미 상태가 상당히 악화된 셈인데 예방치의학 개념을 잘 모르는 국민이 적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경희치과종합검진센터는 IT기술을 활용해 표준화된 치과 검진 결과를 제공한다”며 “치과 검진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교정과·보존과·치주과·보철과·구강내과·구강악안면외과·영상치의학 등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들의 협진을 통해 진단 및 치료계획 수립에 전문성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최 교수는 “그동안 의원별, 치과의사별 진단 및 치료계획이 엇갈리는 경우가 상당했다”며 “우리가 제시하는 방식이 꼭 최선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진단의 합리성 만큼은 최대한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희치과종합검진센터 의료진은 최용석 센터장을 중심으로 홍정표 구강내과 교수, 김성훈 교정과 교수, 오송희 영상치의학과 교수 등 치과의사·방사선사·치과위생사 20여 명으로 구성됐다.
진료 프로세스는 ▲설문지 작성 ▲임상검사 ▲형광분석검사 ▲영상검사(파노라마, 치근단, 교익촬영) ▲동적구강기능검사 ▲검진결과지 제공 ▲전문의 상담 및 예방교육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치과종합검진센터 내부를 둘러보니 환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동선 배치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진료 환경도 쾌적해 보였다.
최 교수는 “치과종합검진센터를 찾는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운영 방침”라며 “구강 상태뿐 아니라 치과 관련 구강용품 이용법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중국 하얼빈시 제2병원과 검진시스템 수출 MOU 체결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11개 치과대학이 개설된 상태다.
그 중 서울 소재 대학교 중에는 서울대, 연세대, 경희대 3곳이 치과대학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최 교수[사진 左]는 “의료계에 구축돼 있는 건강검진센터와 유사한 개념을 가진 치과종합검진센터를 도입한 곳은 우리가 최초”라며 “개설 초기이기 때문에 내원객 증가 여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점진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아직까지 국내 치과대학병원에서 관심을 보인 곳은 없지만, 내원객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문의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 병원 측은 치과종합검진센터 시스템이 국부 창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교수는 “중국 하얼빈시 제2병원과 경희치과종합검진센터 및 바이오급속교정 시스템의 수출 및 공동 운영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며 “중국 현지에 해당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 치과검진 EMR 시스템을 활용해 향후 검진 결과를 의료기관, 환자, 기업 등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며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치과 검진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의 구강건강 증진에 앞장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