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대한치과대학병원 전공의협의회가 보건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경과조치에 대해 강한 반대 의견을 제기하고 나섰다.
치전협은 3일 성명을 통해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반쪽짜리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경과조치를 당장 폐기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2월 치대 교수 및 전문의와 전공의 등 437인은 300시간 교육 이수를 통해 전문의 자격을 인정해주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경과조치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치전협은 "일각에서는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이번 경과조치는 태생부터 포퓰리즘에만 근간을 둔 근시안적인 정책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기존 치과전문의는 법률과 대통령령 및 보건복지부령 아래 인턴 1년, 레지던트 3년이라는 수련기간을 만족시키고 모집 및 수련교과과정, 수업시수, 수료요건까지 국가의 엄격한 통제와 감독을 거쳐낸 치과의사들에게만 주어지는 자격"이라며 "경과조치에서 규정하고 있는 ‘300시간 교육’이 기간, 내용, 과정은 물론 교육을 관리하는 수준에 있어 현 전공의들이 거쳐내는 요건과 동등하다고 할 수 있나"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정상적인 4년의 수련 과정과 300시간의 교육 이수를 동일한 자격으로 묶어 인정하는 것은 기존 치과전공의들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며 평등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정책이 지닌 모순점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수련을 받지 않은 치과의사들 중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자격시험의 응시 대상을 2020년 2월 28일까지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하는 경우라고 임의로 한정 지어 후배 치과의사들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사다리도 걷어차버렸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치전협은 "전문적인 수련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일정기간 임상 경험을 쌓으면 전문의가 될 소양과 실력이 충분하다는 논리로 미수련자 전부를 우겨넣고 후배들은 제외시켰다"며 "치과의사의 임상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쌓이는 것인데 몇 년 일찍 치과의사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선배들은 전문의가 되고, 후배들은 안 된다는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연평균 760여 명에 달하는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생 수에 비해 치과의사 전공의 정원은 절반에 불과하다. 90% 학생이 전공의를 선택할 수 있는 의과에 비해 치과는 전문의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경쟁적인 구조라는 것이다.
치전협은 "이런 현실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는 무시한 채 단지 먼저 치과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정규 수련 과정도 밟지 않고 전문의 자격을 달라고 단체로 떼를 쓰고, 후배들이 전문의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좁게 남겨두는 것이 이번 경과조치의 한계"라고 주장했다.
이어 "치과계가 여러 복잡한 사건들로 인해 단합된 목소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임에도 치협은 기존 전문의 및 전공의의 목소리를 소수의견으로 치부함으로써 현 상황을 자초했다"며 "포퓰리즘에 입각한 반쪽짜리 경과조치를 폐기하고 치과계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