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의 표적항암제 ‘글리벡(이매티닙)’에 이어 이번엔 화이자의 유방암 신약 ‘입랜스(팔보시클립)’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입랜스는 호르몬 수용체(HR)-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음성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미국 FDA에서 획기적인 유방암치료제로 평가받았다.
논란의 시작은 가격이다. 입랜스의 복용을 위해선 한 알에 21만 원, 한 달에 500만원 이상의 약값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뒤 11월부터 판매 중이다. 건강보험심사평원에 급여신청서가 제출됐지만 현재로선 보험등재 시기는 물론 급여 여부조차 가늠하기 힘들다.
투병 중인 환자들에겐 막연한 기다림에 지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환우단체에선 입랜스 약값이 영국에 비해 한국에서 더 비싸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영국의 경우 입랜스 4주 기준(1 사이클, 21일 투약 1주 휴식) 약가는 420만원이다. 한국에선 같은 약을 500~550만원에 구입한다.
입랜스 복용자는 기본적으로 6사이클을 처방 받기 때문에 한국 유방암 환자들이 영국환자보다 약 700만원 이상 약값을 더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한국화이자의 급여 절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8월에 신청됐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진행이 없는 것은 한국화이자가 자진취하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환우단체 측은 “최근 항암제 중 급여 미등재 사유에는 제약사의 자진취하가 41건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제약사의 이익 극대화 조치”라며 “비싼 약가와 환자들의 급여화 목소리를 무마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급여화 지연 및 고가 논란에 대해 한국화이자가 수습에 나섰다.
한국화이자는 9일 “급여 승인을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오는 6월 중으로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수 개월간 본사와 환자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해 왔으며, 오는 6월 중으로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 프로그램은 입랜스의 급여 진행 과정 중 한시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상세 사항은 준비되는 대로 고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신속히 보장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정해진 급여 절차에 따라 정부와의 관련 논의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심평원에서 급여적정성을 검토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한 지속가능한 해법을 위해 정부, 환자를 비롯한 다양한 관계자들과 함께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