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영리기관 녹지국제병원·소방전문병원 건립 지연
지자체, 6월13일 지방선거 앞두고 쟁점화 우려 최종 결정 '연기'
2018.03.13 05:52 댓글쓰기
6월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병원 건립 사업이 선거 쟁점으로 불거질 것을 우려한 지방자치단체기 관련 논의를 늦춰 지연이 예상된다.
 
최근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에 국내 처음으로 건립되는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허가를 도민 공론 형성 후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론 형성이란 토론회와 시민배심원제 등 각종 여론조사 및 공론화 과정을 통해 녹지국제병원 설립 문제를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이에 따라 실질적인 논의는 지방선거 이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원 제주지사 입장에서는 병원 설립에 찬성하는 부지 인근 지역 주민들과 반대하는 시민단체 중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 주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 서귀포시에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국제녹지병원은 본래 지난해 3월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아직까지 결론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부지 인근 동홍마을회를 비롯한 주민들의 개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지역 의료계 및 시민단체는 강력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영리병원 개원으로 지역 의료계가 경쟁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 성격이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들 가운데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가 이달 초 제주도에 국제녹지병원에 대한 숙의형 정잭개발청구서를 제출하며 공론조사 등을 요구했고 녹지그룹 측의 허가신청서에 대한 민원 처리기한도 연장되면서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원 지사는 “효과적인 공론 설계로 보건복지부와 녹지그룹, 시민단체, 보건의료단체 등 도민사회 전반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허가여부 결정에 있어 최적의 방안이 도출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소방관의 치료와 재활을 전문으로 하는 국립 소방병원 설립 논의도 일단 보류됐다.
 
내년에 설계를 시작할 계획이었던 국립 소방병원은 아직까지 부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본래 충청권에 유치가 결정됐다가 형평성 논란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건립 후보지를 신청하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지역을 선정해야 하는 데 부담을 느낀 충청북도가 후보지 논의를 선거 이후로 미룬 상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충북혁신도시뿐만 아니라 오송, 음성 등 다양한 지역에서 병원 유치를 원하고 있다”며 “선거로 설립추진 절차와 일정이 변화돼 올해 하반기 경에 후보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한쪽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소방병원 건립을 공약으로 내거는 모습도 엿보인다.
 
경기도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박해광 예비후보가 경기동부권역에 국립소방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천명했고, 충북 제천시장 출마에 나선 윤성종 예비후보도 “국립 소방복합치유센터의 제천유치는 충분한 당위를 가진다”며 후보지 선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충북 음성·진천·증평·괴산 등 총 4군 지자체도 합동으로 충북혁신도시 내 소방병원 합동 유치전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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