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경희대학교 제 3병원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던 김포시가 다른 대학과도 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최근 김포시의회 정례회 시정 연설에서 “풍무역세권에 대학과 대학병원을 유치하는 일이 다소 지체돼 아쉬움이 있다”고 말하며 “여타 대학과도 대학 및 대학병원 유치를 위한 협의를 적극 진행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희대와도 계속해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정 시장은 “올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학병원 설립과 관련해 경희대 측이 ‘신중한 자세’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만큼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포시에 따르면 현재 시는 몇몇 대학에 종합병원 설립과 관련한 사업 소개서를 전달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풍무역세권 대학부지에) 몇몇 대학이 병원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시정 연설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가능성을 열고 논의를 고려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논의를 진행 중이던 경희대와도 지속적으로 유치를 타진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현재 국정감사 이후 경희대 쪽의 입장검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김포시와 경희대는 김포 풍무역세권 대학부지에 ‘메디컬 캠퍼스’ 유치를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김포시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3월 의학계열 대학과 7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 건립의사를 확인하고 구체적인 건립계획을 타진했다.
이어 지난 5월 김포시는 (가칭)경희대학교 김포메디컬캠퍼스 조성과 관련한 양해각서와 체결 공문을 경희대 측에 전달했다. 이후 경희대는 ‘김포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구역 내 대학용지에 보건의료 분야 대학(원)과 최첨단 미래병원 설립을 목표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약정 문서를 김포시에 회신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면서 화상회의를 통해 여타 일반안건을 처리하기에 바빴던 경희대학교 이사회에 대학병원 설립 논의는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0월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김기택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대학병원 설립추진 상황을 물었다.
일련의 사정이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대학병원 설립을 두고 지역주민들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택 의무부총장은 국정감사에서 “법적 검토를 충실히 거쳐 분원 유치를 신중히 고려해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포시 제3병원 유치와 관련한 앞선 상황에 대해선 “부총장 개인의견으로 참여의향을 타진해왔으며, 공식적인 참여를 확정하기 위한 경희대학교 법인과 이사회의 승인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적잖은 투자 필요한 신병원 설립, 무산되는 경우도 많아
병원계 관계자들은 신병원 설립에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한 만큼 각 대학들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데 공감한다.
경기 오산시는 지난 2012년 서울대학교병원과 업무협약까지 맺으며 분원 유치를 추진했지만 예산 문제로 결국 추진이 중단됐다.
인천시는 2006년 연세대에 송도캠퍼스 부지를 원가에 매각하고 분원 설립에 합의했지만, 최근 양측은 2024년으로 예정됐던 개원시기를 2026년으로 늦추는 등 본격적인 사업 시작은 아직이다.
이번에 김포시 제 3병원 설립 논의가 불거진 경희대도 지난 2007년 용인시 수원캠퍼스 부지에 ‘경희대 용인병원’ 설립을 추진했지만 결국 백지화됐다.
지자체가 특정 대학과 분원 설립을 추진하다 논의 대상을 확대한 경우도 있다.
경기 평택시는 지난 2018년 말 대학병원 건립을 위해 아주대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최근 공모를 통해 유치 대학을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내놓기도 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자체가 많은 지원을 약속한다고 해도 병원을 설립하는 대학 차원의 투자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며 “많은 대학이 분원 설립를 추진하다가 무산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