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확실시'···과학기술의전원도 '급물살'
지스트 설립 합류, 포스텍과 '50명 배정' 추진···카이스트·유니스트 고삐
2023.10.23 17:40 댓글쓰기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통한 필수의료 혁신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설립을 추진하던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의사를 늘리면서 의사과학자도 늘어날지 주목된다. 


이미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가 과학기술의전원 설립에 박차를 가하며 의료계와 활발한 논의 장(場)을 열고,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이 울산의대와 손잡고 의사과학자 양성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도 이 흐름에 합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 19일 충북대학교에서 지역완결적 필수의료 회의를 주재하고 의사과학자 양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임상의사 뿐 아니라 관련 의과학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의료인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스트 의생명공학과·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운영 성과' 자신감


지스트 전경 

같은 날 지스트는 의전원 설립 추진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지스트는 30~50명 정원 과기의전원을 설립할 계획인데, 학사 학위 소지자를 선발해 의무 석사과정을 거쳐 의사자격(MD)을 취득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지스트의 자신감은 의생명공학과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에 기인한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의생명공학과 박사 졸업생 67명 중 의사과학자는 20명이며 현재 졸업생 95%가 대학병원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교원 창업 성과는 박한수 교수가 지난 2015년 창업한 코스닥 상장사 지놈앤컴퍼니가 대표적이다. 


임기철 지스트 총장은 "고령화와 함께 팬데믹 사태 재발 예방에 대한 국제사회 협력은 결국 국가 차원 의사과학자 양성이 수반돼야 한다"며 "이들 양성에 요구되는 역량과 기반을 모두 갖춘 지스트가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MD-PhD 융합과정으로 운영되는 과기의전원을 2026년 개원코자 하는 카이스트 로드맵도 이미 구체화된 상태다. 금년 하반기 정원 배정 및 설립 인가를 받고 2024년 예비인증, 2025년 신입생 모집 등의 단계를 구상 중이다. 


그간 의료계와 의사과학자 양성 필요성 및 임상의사 복귀 방지책 등과 관련해 토론회를 주최해온 카이스트는 지난 9월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의사공학자' 양성 의지를 피력했다. 과학과 공학을 기반으로 한 '의학적 소양'을 갖춘 자가 카이스트 과기의전원이 배출코자 하는 인재상이다.


카이스트는 "바이오의료는 더이상 제약사나 대형병원 전담분야가 아니다"며 "디지털의료라는 바이오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주축은 애플, 구글, IBM 아마존 등 빅테크다. 우리나라는 의사과학자와 의사공학자가 부족해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2009년 개원한 의과학대학원 역시 현재 18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소바젠·지놈인사이트테크놀로지·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티쎌로지·토르테라퓨틱스·온코크로스 등 교원 및 졸업생이 창업한 기업 성과도 두드러지는 점이 자신감의 기반이다. 


스마트병원과 병행 추진 포스텍, 시민 염원 확대···유니스트 울산의대와 협력  


포스텍은 지자체·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 방문을 이끌어낼 뿐 아니라 지역 의료계와도 긴밀히 협의하면서 800병상 규모 스마트병원 및 과기의전원 설립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미 금년 2월 의과학대학원이 개원했고, 2028년까지 입학정원 50명 규모 8년 과정의 연구중심의대인 과기의전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김무환 前 포스텍 총장이 "정부 지원이 없어도 되니 허가만 해달라"는 의지를 피력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포항시 역시 최근 의대 증원 기류에 맞춰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달 14일 포항시민 1000여 명이 청림운동장에 모여 연구중심의대 설립 인가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이자 포항시 의원인 김병욱 의원(국민의힘)도 지난 19일 "정부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맞춰 포스코도 즉각 포스텍 연구중심의대와 스마트병원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지난 9월 의과학대학원을 개원한 유니스트는 지난해 7월 울산대와 학술교류 협정을 맺고 의사과학자 양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인공지능대학원,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탄소중립대학원에 이어 중점분야 대학원으로서 개원하는 유니스트 의과학대학원은 울산대 의대 및 서울아산병원과의 협력으로 진행된다. 


유니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 울산의대 예과생 40여 명이 매년 2학기에 유니스트 학생과 함께 수업을 듣고 서울아산병원은 협력 의료기관으로서 바이오메디컬 분야 연구 인프라를 제공하는 게 협력 골자다. 


카이스트, 포스텍과의 차별점은 국내 최초로 의예과부터 의사과학자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는 것과 의대와 공동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이용훈 유니스트 총장은 "기존 의사과학자와는 상이한 공학 기반 의사과학자 양성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역 국립의대 신설 요구 빗발···政 "규모 확정된 바 없어" 


한편,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 의지는 이러하지만 문제는 배정 인원이다. 포스텍과 지스트는 '50명'이라는 숫자를 직접 언급했지만 의료계와 합의가 남아 있어 증원 규모는 미정인 상황이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으로 줄어든 의사 규모인 351명 또는 500명대 또는 1000명대 등 증원 규모는 소문만 무성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재차 선을 그은 만큼, 확대 규모는 물론 배정지역도 미지수다. 


과기특성화대학 뿐 아니라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전남 등 지역의대가 없는 곳에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 및 지방의사 육성을 위해 지역 국립의대 위주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피력되는 상황이다.


某과학기술원 관계자는 "이미 50명 규모 인원으로 정부 관계자와 만나 논의를 추진해왔고,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임상의사 복귀 방지책 등 의사단체 지적과 우려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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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0.24 12:58
    의전원으로 카이스트 졸업생들 뽑아놨더니만 의대와서 성적 꼬라박고 다 피부미용하러 갔는데 이건 또 뭐냐

    애초에 임상의사를 못하게 하던가해야지 저딴식으로 뽑으면 어떡함?
  • 혜안의 10.24 12:00
    과거 의전원이 아닌 기술의전원 제도 취지대로만 진행되고 거기서 배출된 의사들이 그 길을 가기만 한다면 가장 이상적일텐데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쉽지가 않고 간단하지가 않을 것이다
  • ㅋㅋㅋ 10.23 22:37
    제 2의 서남대보다는 지속가능한 포항공대 의대가 더 낫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