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세력화' 부르짖었지만 현실은 의료계 외면
19대 이후 의사 국회의원 감소 확연, 역량·전략 '부재' ···약사 출신들 선전
2020.04.17 12:1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보건의료인의 정치세력화가 점차 힘을 잃는 모양새다. 특히 의사들의 정계 진출이 확연히 줄어드는 양상이다.
 
당연지정제 체제 하에서 제도나 정책 변화에 직접적으로 명암이 엇갈릴 수 밖에 없는 보건의료계 상황을 감안하면 점차 줄어드는 의석수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는 분석이다.
 
데일리메디가 지난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진행된 5차례 선거를 분석한 결과, 보건의료인의 국회 입성 추세에 변화가 확연했다.
 
17대 총선에서는 의사 3, 치과의사 1, 약사 2명 등 총 6명의 보건의료인들이 금뱃지를 달았다. 당시 안홍준, 정의화, 안명옥 의원 등이 의사 출신이었다.
 
의료정책 개혁 필요성이 확산되면서 제18대 총선에서는 더 많은 국회의원이 배출됐다. 의사 4, 치과의사 1, 한의사 1, 간호사 1, 약사 2명 등 9명이 여의도에 들어갔다.
 
신상진, 안홍준, 정의화, 조문환 의원 등이 제18대 국회에서 활동한 의사들이다.

제19대 국회, 의료인 르네상스 시대
 
보건의료계 정치세력화의 정점은 제19대 국회였다. 당시 의사 6, 치과의사 2, 간호사 1, 약사 2명 등 총 11명의 보건의료인들이 국회에 입성했다.
 
역대 최다 인원이 국회의원 자격을 얻으면서 보건의료인들의 정계 진출에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기까지 했다.
 
특히 기존에 정치활동을 이어오던 인물들이 주를 이루던 예전과 달리 제19대 총선에서는 현직 대학병원 교수 등이 새롭게 정치에 입문하는 등 파격적인 현상도 잇따랐다.
 
15대 국회부터 내리 4선을 한 정의화 국회부의장, 17대와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안홍준 의원도 각각 5선과 3선에 성공했다.
 
첫 국회 입성에 도전했던 박인숙 서울아산병원 박인숙 교수는 새누리당 지역구 후보로 나서 변호사 출신 상대 후보를 따돌리고 당당하게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서울의대 김용익 교수, 가톨릭의대 문정림 교수, 연세의대 신의진 교수 등은 비례대표를 통해 국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보건의료인들의 정계 진출은 제19대 국회를 기점으로 연이어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의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20대 국회에서 의사 출신 국회의원은 3명으로 절반이 줄었다. 그나마 신경외과 출신인 윤일규 의원이 중간에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합류하며 현직 의원은 4명이 됐다.

21대, 의사 국회의원 2명···의협회장 vs 의협 대변인 출신 명암 갈려
 
그러나 제21대 국회에서는 지역구 1(더불어민주당 이용빈 후보 광주 광산갑), 비례대표 1(더불어시민당 신현영 후보) 등 총 2명을 배출하는데 그쳤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출신들의 명암이 갈렸다. 의협회장 출신으로 국회 방송통신위원장을 역임한 4선의 신상진 후보(미래통합당)는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후보에 밀려 5선에 실패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출신 신현영 후보는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의원 뱃지를 달게 됐다.

의사들의 고전 속에서도 약사들은 선전을 이어갔다. 매 선거마다 국회의원 의석수 2개를 차지했던 약사들은 제20대 국회에 4, 이번 제21대 국회에서도 4명의 의원을 배출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의료계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역량 결집과 전략 부재가 낳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의료계 원로는 전세계 호평 일색인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의사협회는 비난과 지적으로 일관했고, 의사 출신 후보들을 위한 회원들 결집 노력도 부족했다고 일침했다.
 
이어 물론 의사 출신이 국회에 입성한다고 해서 모든 의료정책이 개혁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진료현장을 아는 인물들이 국회에 포진해 있는 이점은 부연이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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