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울산의료원, 대구는 제2대구의료원 건립돼야'
일상회복 앞두고 '공공의료 확충' 기로, 지자체별 코로나 시기 힘든 경험 소개
2022.04.22 10:5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일상회복에 접어들며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이 퇴색됐다는 시각이 제기되는 가운데, 5월 새정부 출범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에서는 여전히 공공의료원 설립·확충에 대한 열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남인순·박찬대·배진교·서동용·소병철·신현영 의원 등이 주최한 공공의료포럼 제4차 정책토론회가 ‘새로운 정부 공공의료 확충 과제와 지방자치단체 역할’을 주제로 열렸다. 
 
공공병원이 부족했던 지역 관계자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2년 간 혼돈을 겪었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에 있던 공공병원이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취약계층 환자가 내몰렸고, 코로나19 확진자들은 대부분 타지로 전원시킬 정도로 공공의료 환경이 열악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우선 울산은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공공병원이 없었다. 이에 현재는 울산의료원 설립에 관한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날 김현주 울산건강연대 집행위원장은 “울산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왔을 때 시민을 타 시도로 보냈다”며 “울산 시민 모두가 울산의료원 설립을 동의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부족한 울산 의료인력 충원 방안으로 울산의대 지역환원 기능 강화를 제시했다. 
 
그는 “울산대병원은 울산의대 부속병원이지만 교육은 서울아산병원에서 하고 있지 않았냐”며 “학생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울산의대가 지역의대로서 기능토록 해달라고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요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석열 당선인의 제2울산대병원 건립 공약에 대해 “우선 순위가 잘못됐다. 울산의료원 건립 및 울산의대 정상화가 먼저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종교집단발 집단감염으로 홍역을 치른 대구 지역에서도 제2대구의료원 설립 추진이 진행 중이다.
 
이정현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 행동 공동대표는 “코로나19 초기 대구의료원 병상을 3~4일 만에 비웠다”며 “이때 갈 곳이 없어 헤맨 환자가 137명인데 끝내 이들이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대구에는 상급종합병원이 5개나 있지만 치료 가능 사망률이 전국 17개 도시 중 2위이고 응급실 사망률도 최고 수준이다. 
 
지난 10년 간 응급실 과밀도 역시 항상 최고치였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모순의 원인으로 “종합병원급 기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의 보건의료 공약이었던 ‘공공정책수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민간 의료기관 지원을 통한 공공의료 실현이 가당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계명대 동산병원이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할 때 간호대 강의실을 활용했는데, 147병상을 간호사 1명이서 보더라”며 “민간에서 수행하는 공공의료의 현실을 봤다”고 비판했다. 
 
부천시, 취약계층 필수의료 대응 부실···충북, 공공의료 접근성 최악  
 
수도권인 부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공공의료 취약 지역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조규석 부천 공공병원설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외과 의사)는 “부천은 경기도 중 코로나19 환자가 굉장히 많은 지역 중 하나였다”며 “시민 98%가 공공병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부천에 대학병원 2개, 종합병원 3개가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수원·일산·안산 등으로 가서 치료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다른 도시들의 장애인 치료율이 평균 71%인데, 부천 장애인 재활 치료는 2%에 불과하다”며 “코로나19도 취약계층 필수의료도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 역시 공공정책수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20년간 대학병원에서 일했는데 힘들어도 인센티브를 받으니 계속 수술하는 것”이라며 “수익성 높은 의료행위만 하는 민간병원에서 공공의료를 수행케 한다는 건 내부 분위기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간병원과 공공병원의 역할을 구분해 정해두고 상호협력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충북은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모두 부족해 특히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박종혁 충북대 의대 교수는 “충북 지역 공공의료원은 충주·청주 2개 뿐이어서 도민들은 대전 등 다른 지역을 이용한다”며 “충주의료원 이전으로 시설은 개선됐지만 접근성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노인·장애인 비율이 높지만 권역재활병원조차 없다”며 “민간병원이 들어오기에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투자를 안 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또 “충북대를 졸업한 의료인력 유출도 심하다. 충북은 어떤 당이 집권하더라도 항상 소외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투자할 지자체장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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