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지금은 인지기능이 정상이라도 앞으로 인지 장애나 알츠하이머 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있는지를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ET 검사는 절차가 번거롭고 비용이 상당히 들기 때문에 현재는 치매 의심 증상이나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용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 메디컬센터 알츠하이머병 센터의 리크 오센코펠레 중개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은 스웨덴 룬드대학 연구팀과 함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디컬 뉴스 투데이(Medical News Today)가 21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스웨덴, 미국, 네덜란드, 호주의 7개 동일 집단(cohort)에서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 1천325명을 선발한 뒤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뇌 신경세포의 2가지 비정상 단백질(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을 찾아낼 수 있는 PET 검사를 시행하고 그 후 평균 3.5년 간 이들의 인지기능 변화를 추적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신경세포 사이사이 공간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되거나 엉키면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 PET 검사는 뇌 내부의 세세한 부분을 촬영한 3차원 영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생물 표지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PET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왔다.
▲아밀로이드 음성-타우 음성 843명(63.6%)
▲아밀로이드 양성-타우 음성 328명(24.8%)
▲아밀로이드 양성-타우(내측두엽) 양성 55명(4.2%)
▲아밀로이드 양성-타우(측두엽 신피질) 양성 65명 (4.9%)
이 4그룹에서 추적 관찰 기간에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또는 치매가 발생한 사람의 수는 다음과 같다.
▲아밀로이드 음성-타우 음성 그룹: 781명 중 26명(3.3%)
▲아밀로이드 양성-타우 음성 그룹: 292명 중 26명(8.9%)
▲아밀로이드 양성-타우(내측두엽) 양성 그룹: 51명 중 25명(49.0%)
▲아밀로이드 양성-타우(측두엽 신피질) 양성 그룹: 60명 중 32명(53.3%)
이 결과는 아밀로이드 양성-타우(내측두엽) 양성인 사람과 아밀로이드 양성-타우(측두엽 신피질) 양성인 사람은 지금은 인지기능이 정상이라도 장차 경도인지장애와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있는 사람은 지금은 인지기능이 정상 이라도 3~5년 안에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PET 검사를 통해 인지 저하 위험이 있는 사람을 가려내 조기에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만약 인지 저하가 나타나기 전에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면 아주 초기 단계에서 치매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약의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그러나 인지기능이 정상이다가 나중에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로 진행된 사람 수가 얼마 되지 않고 연구 대상자들의 다양성(diversity)이 결여 되어있다는 한계가 있음을 연구팀은 인정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프랑스 피에르 마리 퀴리 대학(UPMC: Université Pierre-et-Marie-Curie) 신경과 전문의인 브루노 뒤부와 교수는 PET 검사에 의한 아밀로이드 양성률은 인종과 종족 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진 만큼 백인이 아닌 경우도 아밀로이드와 타우 수치와 그에 따른 영향이 이처럼 나타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치매 증상이나 경도 인지 장애가 나타난 사람들에게는 확인을 위해 PET 검사가 비교적 폭넓게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연구처럼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에게까지 비용이 많이 들고 접근이 제한적인 PET 검사가 이용되기는 가까운 장래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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