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배임·횡령으로 2년 이상의 거래정지를 겪고 최근 주식시장에 복귀한 신라젠(대표이사 김재경)이 ‘지속 경영이 가능한 항암제 R&D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3일 신라젠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연구인력을 확충하고 임상에 집중해 기술 이전을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박상근 R&D 총괄 전무는 “거래재개를 준비하는 동안 바이오 시장이 어려워졌고, 최근 더 냉각됐다”며 “내실을 다져 차근차근 성과를 내는 게 업계의 기대를 지속시키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신라젠은 한국거래소의 이행과제를 수행하는 동시에 의사 3명 영입 등 R&D 역량을 강화하고 항암제 후보물질 등 신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일명 내실을 다지고 시장에 복귀한 만큼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합류한 김재경 랩지노믹스 창업자를 올해 8월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성균관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다.
지난 6월에는 서울대 의대 출신 마승현 최고의약책임자(CMO, 상무)를 포섭했다. 한국애브비 의학부 이사, 한국릴리 의학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풍부한 임상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도입한 항암제 후보물질 등의 미국 임상 수행을 위해, 회사는 미국 미네소타주 사립병원 메이오클리닉에서 임상연구의사를 지낸 Salman Ahmed 박사도 영입했다.
SJ-600 시리즈 조기 기술수출 추진
신라젠은 항암제 연구개발에 역량을 쏟는 중이다. 차세대 항암제바이러스 SJ-600시리즈 중 SJ-607의 동물 전임상을 마무리했다.
또 국제 학술지 및 내년 미국암연구학회·미국임상종양학회 등 권이 있는 학회에서 연구를 발표하고, 전략적 판단에 따라 SJ-607의 조기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신라젠의 신규 항암제 파이프라인인 BAL0891의 임상 1상도 신속하게 진행한다.
이는 앞서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들여온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로 종양을 유발하고 성장하는 데 관여하는 TTK, PLK1 두 인산화 효소를 저해하는 이중인산화효소 억제제다.
두 핵심적 효소를 동시에 저해하는 MCI는 BAL0891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TTK 또는 PLK1 저해제가 항암제로 승인 받은 사례가 없어 혁신 신약이 될 가능성을 회사는 기대 중이다.
박상근 전무는 “삼중음성유방암 등 난치성 암종을 타깃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향후 혈액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달 중 미국 달라스, 뉴욕, 미국 포틀랜드 등 세 곳에서 환자 모집을 진행하고, 한국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국내 빅5 병원 중 일부와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