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가 100년 전 개발됐지만 후속 제품이 등장하지 않은 결핵 예방백신 임상에 본격 착수한다.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국산화와 함께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넥신 'GX-170'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했다.
임상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되며, 재발 및 치료실패 고위험군 결핵환자에 GX-170을 근육에 투여해서 내약성과 안전성, 면역원성을 평가하게 된다.
GX-170은 제넥신·연세대학교·에스엘백시젠과 공동으로 개발한 결핵 DNA 예방백신이다.
GX-170은 보건복지부 백신 실용화기술 개발사업의 '차세대 신규 다항원성 결핵 DNA백신 유효성 평가 및 비임상 연구 과제'에 선정돼 연구비 지원을 받기도 했다.
결핵은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전파되는 호기성 박테리아 질환이며, 밀접 접촉자 약 30%가 무증상으로 잠복 감염되고, 약 10%는 평생에 걸쳐 발병한다.
세계적으로 신규환자는 연간 1000만명이 발생하며, 사망자는 124만여명에 이른다. 특히 한국은 아직도 결핵 사망자가 연간 2000명이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한국은 결핵 예방을 위해 모든 신생아에게 BCG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BCG 백신은 100년 전에 개발돼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유일한 결핵 백신이며, 효과는 약 10년간 지속된다.
다만 성인에게는 BCG 예방 접종 효과가 매우 적어, 효능이 떨어진 10년 이후에는 적절한 예방 백신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넥신이 개발한 GX-170은 BCG 효과를 증폭시키거나 대체할 수 있는 DNA 기반 백신으로 기존 제품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넥신 관계자는 “T세포 면역반응이 결핵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선행된 동물실험을 통해 DNA 결핵백신의 항원 특이적 T세포 면역반응이 대조군에 비해 월등히 높게 유도됐다”고 말했다.
이어 “DNA백신은 결핵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백신 플랫폼으로, 단독 사용은 물론 기존 BCG 백신 부스터로도 병용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결핵 예방 백신인 BCG는 연간 약 3억8000만 도스가 생산돼 전세계적으로 접종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약 76조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