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환경 변화 및 사용자 접근성 향상을 위해 도입되는 e-라벨(e-label) 적용 대상 의약품이 확대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부터 주사제 대상 e-라벨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지난 2월 주사제 선정을 마친 뒤, 오는 10월 평가할 예정이다.
한국화이자의 2개 주사제가 먼저 시험대에 오르고, 뒤이어 27개 품목이 추가적으로 시범사업에 합류한다.
의약품관리과 오정원 과장은 전문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국화이자는 이달 초 계획서를 제출했고, 당장 이번 달부터 2개 주사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QR코드 내 광고를 테스트한 결과 문제가 없었다"며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약품 e-라벨은 지난해 식약처가 공개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 선정한 사업 중 하나로, 의약품 내 종이 설명서 등을 QR 코드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모바일, 전자기기 등 사용자 정보 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폐기물 관리 등 환경 규제도 나날이 강화돼 의약품 정보의 전자적 전달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추진됐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주류, 건강기능식품 등 식품 분야에서도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일본, 유럽에서도 e-라벨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식약처는 주사제를 필두로 제약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참여 품목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항암제 등 전문의약품 범위를 넓히고, 향후 일반의약품 적용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오정원 과장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범사업을 통해 현장에서 생기는 애로사항을 반영해 수정 및 보완하며 e-라벨 사업을 정착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시범사업을 해보니, 종이설명서가 포장 내 주사제가 깨지지 않도록 완충제 역할을 했다"며 "바로 없애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종이설명서와 QR코드를 병행 사용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e-라벨 제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디지털 취약계층의 정보 문턱을 높인다는 부정적 시선도 공존한다.
오 과장은 "QR 코드를 활용한 e-라벨 도입으로 디지털 취약계층의 정보 접근성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일부 있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이런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할지 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라벨 제도는 이제 막 첫 발을 내딛기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업계와 잘 소통하고 해결책을 찾으며, 국민과 업계가 만족할만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