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알츠하이머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가 나타나기 7년 전에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신경세포 단백질이 발견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안자 솔단 교수 연구팀은 뇌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인 뉴로펜트락신2(NPTX2)가 부족하면 나중 MCI가 나타난다는 예고 신호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0일 보도했다.
NPTX2는 신경세포(neuron)에서 발견되는 단백질로 신경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 통로인 시냅스(synapse)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따라서 이 단백질이 모자라면 뇌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바이오카드 연구'(BIOCARD Study) 대상자 269명(평균연령 57.7세)의 평균 16.3년간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은 연구 시작 때 모두 정신 건강이 정상인 사람들이었다. 이들 중 77명이 추적 관찰 기간에 MCI 또는 치매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뇌척수액 속의 NPTX2 수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적하면서 MCI/치매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뇌척수액이란 뇌와 척수를 둘러싼 연질막과 지주막 사이에 있는 공간과 뇌실을 채우고 있는 액체로 뇌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완충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이들의 뇌척수액에서 치매의 전통적인 생물표지인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과 타우 엉킴 수치도 측정했다.
그 결과, NPTX2 수치가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보다 일찍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MCI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NPTX2의 이 같은 연관성은 연구 참가 때부터 7년 전후에 MCI가 발생한 사람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 처음 측정했을 때 NPTX2 수치가 MCI가 나타나는 시기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 또는 타우 엉킴의 수치와도 무관했다.
NPTX2 단백질은 생쥐 실험에서 학습, 기억 기능과 연관있는 것으로 선행 연구에서 밝혀졌다.이 새로운 연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다만 이는 치매 가족력이 있고 교육 수준이 높은 백인을 주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여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프로비던스 세인트 존스 헬스 센터(Providence Saint John's Health Center)의 신경과 전문의 산토시 케사리 박사는 인지기능 저하 문제를 가장 빠르게, 심지어 인지기능이 정상일 때 포착해 예방 또는 치료하기 위해서는 혈액 또는 뇌척수액에 나타나는 생물표지를 찾아내는 것이 절대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 회보'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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